수출 총대 멘 현대차…나홀로 실적 상승세
작년 환율 덕도 봤지만 제네시스 고가 차량 위주 믹스개선 효과도
향후 테슬라 가격경쟁 방침에 맞대응할지 관심
2023-02-01 11:12:22 2023-02-01 15:05:06
'2022 부산 국제모터쇼' 언론공개 행사가 열린 14일 부산 해운대구 벡스코 제1전시장에서 제네시스가 콘셉트카 '제네시스 엑스 스피디움 쿠페'를 국내 최초로 공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이재영 기자] 전문경영인들이 어닝쇼크로 수난을 겪는 와중에 현대차의 호실적 활약상이 돋보입니다. 내연기관차 중심의 현대차가 전기차 전환에 따라 경쟁에서 뒤처질까 우려도 있었지만 지난해 실적으로 기우임을 증명했습니다. 덕분에 국내 자동차 산업도 반도체 수출이 꺾인 사이 승승장구하며 국내 경제를 지탱하고 있습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가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를 타고 기존 내연기관차 브랜드를 위협했지만 현대차가 도전을 떨쳐냈습니다. 지난해 고환율로 미국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이 높아진 데다 현대차는 전기차 신차를 출시해 품질과 상품성을 입증하며 영향력을 넓혔습니다.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 판매도 함께 증가해 브랜드 가치를 높인 시너지가 전기차의 성공요인으로도 꼽힙니다.
 
국내 수출 성장을 견인해온 반도체는 올 1월에도 전년 동월대비 44.5% 급감하며 부진합니다. 그 속에도 자동차는 21.9% 성장했습니다. 지난해 연간 자동차 수출은 13.3% 증가한 231만2000대로 역대 최고 기록을 썼습니다. 올해 경기침체가 본격화될 수출환경에서 더욱 자동차에 의지하게 되는 양상입니다.
 
자연히 장재훈 현대차 사장에 대한 평가도 높아졌습니다. 장 사장은 2020년 8월 제네시스사업본부장을 맡았고 그 해 12월 사장으로 승진했습니다. 이어 2021년 3월 현대차 대표이사에 올랐습니다. 정부는 지난해 역대 최고 자동차 수출액 배경으로 제네시스 등 고급 브랜드 및 고가 차종인 친환경차 수출이 크게 증가한 덕분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제네시스는 2021년 6만3000대에서 작년에 8만1000대가 팔렸습니다. 현대차는 작년 호실적 비결로 고환율 외에도 고급차종 위주의 믹스개선이 큰 몫을 차지했다고 평가했습니다.
 
현대차의 호실적은 주주환원으로 이어져 주주 평가도 긍정적입니다. 현대차는 작년 중간배당으로 주당 1000원을 실시했다가 연말에 6000원까지 배당을 늘렸습니다. 연말 배당의 시가배당율은 보통주가 3.8%, 종류주가 7.6%입니다. 3154억원어치 자사주 소각도 결정했습니다. 현대차는 내년에도 배당정책을 올해와 같거나 높일 것을 약속해 호실적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습니다. 장재훈 사장은 2020년 4월9일 보통주370주를 주당 8만9100원에 취득했습니다. 지난달 31일 종가는 16만7000원으로 시세차익이 2배가까이 증가하는 등 소액주주들과 희로애락을 같이하고 있습니다.
 
한편, 영업이익률이 평균 20%가 넘는 테슬라가 가격경쟁을 예고해 고급 차종 위주 전략을 전개해온 현대차는 새로운 경쟁국면에 진입할 전망입니다. 현대차는 작년 4분기 고가차종 판매 확대로 영업이익률이 8.7%로 개선됐습니다. 작년 3분기엔 4.1%, 전년동기엔 4.9%였습니다. 장재훈 사장이 이같은 고급 브랜드 전략을 유지해 수익성을 더 확충할지, 아니면 높아진 고마진 일부를 할애해 시장점유율을 넓히는 가격대응에 나설지 추후 행보에 관심이 쏠립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