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성남 기자] 올해부터 항공 수요 회복이 본격화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습니다. 여권 발급량은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근접하게 회복하며 해외 여행 대기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데요.
높아진 기대감에도 항공주 내에선 옥석가리기가 필요해 보입니다. 높은 기대에 비해 항공 수송 증가율은 둔화 추세이며, 이미 높아진 주가 수준은 부담스럽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증권가에서도 향후 전망에 대해 엇갈린 의견을 제시하고 있네요. 종목별 세부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주문입니다.
항공 수요 회복세에도 주가 '경계'
21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 18일부터 한국인에 대한 중국 단기 비자 발급을 재개했습니다. 위축된 중국 수요 회복이 점쳐지는 부분입니다. 비자 재발급에 맟춰 중국발 수요도 증가할 전망입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지난 17일 "현재 주 62회인 한국과 중국간 국제선 항공편을 이달말까지 주 80회로, 다음달부터는 양국 합의 수준인 주 100회까지 단계적으로 늘리겠다"고 말했습니다.
국내외로 나가는 여행객의 증가로 인해 항공주의 운송 수요 회복에는 이견이 없지만, 증권가의 시각은 엇갈리고 있습니다. 왜 그런걸까요?
둔화된 국제선 여객 증가율. 자료=NH증권 보고서 갈무리
보수적 접근을 권고하는 의견의 근거는 증가세 둔화와 이미 많이 오른 주가적인 측면에 방점이 찍히고 있습니다. 실제, 중국발 수요 증가 기대는 높아지고 있지만, 월별 수송량 데이터 집계는 둔화되는 추세입니다.
정연승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월 전국 공항 국제선 여객은 464만여명으로 전년 대비로는 1185% 급증했지만, 전월 대비로는 14% 증가에 그쳤다"면서 "증가율이 둔화되고 있으며, 하반기로 갈수록 항공 여객 운임이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예상돼 보수적인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한다"고 밝혔습니다. 수요 증가로 인한 운임 하락이 예상된다는 분석입니다.
정연승 연구원은 "일본 노선을 필두로 단거리 노선 수요가 개선되면서 여객 수송량은 2022년 10월 이후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나, 1월 국제선 수송량은 전월대비 14% 증가에 그쳐, 증가폭이 둔화됐다"며 "수요 회복 탄력 측면에서 정점을 통과하고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계절적으로 여객 수요 비수기인 2분기에는 항공사의 운항 확대에 따른 공급 증가가 본격화될 전망이라 국제선 운임은 2분기부터 점진적으로 하향 안정화될 것으로 관측됩니다. 정 연구원은 "국내 소비 둔화 또한 하반기 여객 운임 하향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주가적인 측면에서도 이미 운송 수요 회복 기대가 주가에 반영돼 있다는 진단입니다. 정 연구원은 "수송량 증가와 환율 효과에 힘입어 저비용항공사(LCC)들은 이미 지난해 4분기 예상외의 호실적을 기록했다"면서도 "이미 국내 항공사들의 주가는 2018년 시가총액 고점을 상회하면서 높아진 기대는 일정부분 (주가에) 반영돼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대기수요 많다" 긍정 평가도
반면 2024년이 되면 전세계 국제선 여객 수송이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할 것이란 전망에 방점을 찍고, '비중확대'를 권고하는 증권사도 있습니다.
여권 발급량 추이. 자료=하나증권 보고서 갈무리
박성봉 하나증권 연구원은 "해외여행 수요 동향을 가늠할 수 있는 선행지표인 여권 발급량은 지난해 283만건으로 코로나19 이전의 60% 수준까지 회복했다"며 "특히 지난해 4분기의 여권 발급은 2019년 4분기를 20% 가까이 상회할 정도로 해외여행 대기수요가 높다는 것이 증명됐다"고 설명했습니다.
박 연구원은 "지난해 10월 무비자 입국 허용과 PCR(유전자 증폭 코로나 검사) 의무화 중단 발표 이후 일본 노선 회복세가 두드러지고 있는데 작년 12월과 1월에는 인천공항 일본노선 수송량이 코로나19 발생 이전인 2019년을 상회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여기에 중국 노선 또한 최근 한국 정부가 중국내 한국행 단기비자 발급을 재개함에 따라 중국도 보복 조치를 해제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기 때문에 수요가 큰폭으로 회복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하나증권은 "전세계 리오프닝(경제정상화)에 따른 국제선 수요 회복이 예상되는 가운데 올해에도 소 비심리 둔화로 장거리 노선 대비 저렴한 아시아 단거리 노선 중심의 성장세가 두드러질 것"이라며 "국내 최대 LCC업체인
제주항공(089590)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해외여행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 사진은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국제선 출국장./사진=뉴시스
최성남 기자 drks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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