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임유진 기자] 반도체 후공정 기술이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반도체 공정은 크게 웨이퍼에 회로를 인쇄하는 전공정과 칩을 패키징하는 후공정으로 나뉘는데요. 반도체 미세화 기술 한계점 이른 상황에서 후공정 중요성이 점점 더 중요해지는 사업으로 대두하고 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회장과 박지원
두산(000150)그룹 부회장도 반도체 후공정을 콕 집어 신규 사업으로 점찍는 결단을 내렸습니다. 반도체 후공정이 새로운 부가가치를 만들 수 있는 핵심 기술로 주목받으면서 이를 둘러싼 업계의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입니다.
박지원 두산그룹 부회장이 독일 '하노버 메세 2019' 현장을 방문해 글로벌 엔지니어링 기업의 발전용 사물인터넷 솔루션에 대한 설명을 듣고 있다.(사진=두산그룹)
박지원 부회장 "신규 사업방향, 반도체 관련된 것"
6일 업계에 따르면 박 부회장은 최근 스페인 바로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반도체 후공정을 신규 사업으로 보고 있음을 밝혔습니다. 박 부회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신규 사업 방향으로 반도체 관련된 것을 보고 있다"며 "반도체 후공정도 아웃소싱을 많이 하는데 관련된 기술 개발은 (반도체 생산)본업을 굉장히 도와줄 수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두산은 지난해 4월 반도체 생산 후공정 중 테스트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인 테스나를 인수하며 반도체 사업 진출을 알린 바 있습니다. 두산테스나는 지난해 672억원 영업이익, 매출 2777억원으로 전년대비 24.2%, 33.8%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를 반도체 테스트 분야 글로벌 톱5로 키우겠다는 목표입니다.
두산그룹 관계자는 "두산테스나 인수 후 반도체·첨단소재 사업을 기존 사업군인 친환경에너지·기계, 자동화 부문 외에 두산의 사업 포트폴리오 한 축으로 삼고 육성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재용 회장, 반도체 후공정 시찰…최태원 SK회장도 후공정 투자 계획
반도체 후공정 기술에 대한 관심은 삼성전자에서도 엿볼수 있습니다. 이재용 회장은 지난달 삼성전자 천안·온양캠퍼스를 찾아 첨단 패키징 기술이 적용된 반도체 생산 라인을 살핀 뒤 "어려운 상황이지만 인재 양성과 미래 기술 투자에 조금도 흔들림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반도체 후공정 경쟁력을 키울 것임을 강조한 바 있는데요. 삼성전자는 2018년 말 패키지 제조와 연구 조직을 통합한 'TSP(테스트&시스템 패키지) 총괄' 조직을 신설한 뒤 꾸준히 반도체 후공정 기술 역량을 키우고 있습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최태원 회장이 미국에 150억달러(약 19조원) 후공정 제조와 반도체 연구개발(R&D)에 투자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힌 바 있습니다.
반도체 첨단공정 경쟁이 치열해지고 인공지능(AI)쪽 반도체 수요가 커지면서 주요 기업들은 첨단 패키징 기술을 확보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됩니다. 업계에선 전 세계 반도체 후공정 시장이 2020년 488억달러에서 2025년 649억달러(약 85조원)까지 성장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습니다.
다만 후공정의 경우 우리나라가 대만에 비해 10년 정도 뒤처진 것으로 지적되는데요. 국가적으로 대대적인 지원 받는 나라들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기술력 확보와 인재 육성 등이 시급한 과제라고 꼽히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는 "후공정은 수율 높이기가 쉽지 않지만 반도체 초미세화라는 단계에 이르면 반도체 사업의 핵심 경쟁력이 될 수 있다"며 "산업, 학계, 연구기관,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협업 생태계를 키워야 한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달 17일 삼성전자 천안캠퍼스를 찾아 패키지 라인을 둘러보고 사업전략을 점검하고 있다.(사진=삼성전자)
임유진 기자 limyang8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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