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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03월 8일 17:5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윤아름 기자] 지난해 최대 실적을 기록한
LG유플러스(032640)가 신사업 확장에 발목이 잡힌 모습이다. 보안 문제로 해외 전시회 참가가 무산돼 글로벌 확장이 더뎌졌고, 이달 말 신사업인 'U+다이브'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구체적인 청사진을 재설정해야 할 상황이다. LG유플러스는 최근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정보보안 영역에 추가적인 투자 계획을 밝힌 가운데 과징금·과태료를 비롯한 피해 소송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적잖은 부담이 생길 것으로 전망된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엄마의캘린더(키즈), 오비고(키즈), 호두랩스(교육콘텐츠)를 비롯한 스타트업 13곳에 추가·신규 투자를 단행했다. LG유플러스가 육성하고 있는 신사업 육성하는 일환으로 추진됐으며 총 928억원 규모다.
해당 스타트업 투자 대부분은 키즈, 교육 콘텐츠 등 신사업 영역에 집중됐다. LG유플러스는 키즈 전용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인 ‘아이들나라’를 적극적으로 육성하면서 에듀테크 기업들과 협업을 맺고 선생님 매칭 서비스 등의 신규 서비스를 발굴하고 있다. 이외에 B2B 영역인 사물인터넷(IoT) 사업을 위한 세종 스마트시티 사업 관련 출자도 포함됐다.
또 LG유플러스는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키즈토피아', '유쓰' 등 신사업 서비스 상표를 특허청에 출원하며 신사업 의지를 다졌다. 어린이용 메타버스인 '키즈토피아'는 놀이를 통해 체험학습이 가능하도록 한 AI 기반 교육용 콘텐츠로 현재 오픈 베타 서비스 단계다.
통신 3사 중 비통신 사업 육성에 다소 뒤처졌던 LG유플러스는 지난해 9월 유플러스 3.0을 선언했다. LG유플러스는 4대 플랫폼(라이프스타일·놀이·성장케어·웹3.0)을 주축으로 신성장 동력을 육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를 위해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신사업을 육성하기 위한 조직을 만들고, 연말엔 신사업·네트워크 임원 인사를 통해 인력을 충원하며 준비태세를 갖췄다.
특히 LG유플러스는 지난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연간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기며 투자 실탄을 준비했다. 황현식 대표 역시 2025년까지 비통신 사업 매출 비중을 30%까지 늘리고, 2025년에는 40%까지 확대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토대로 기업가치를 12조원까지 성장시키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최근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MWC2023(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참가를 취소하면서 글로벌 사업 확장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LG유플러스는 올해 초 연이은 디도스(DDoS) 공격으로 인터넷 서비스 장애와 고객 일부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며 간담회를 통해 공식 사과했다. 이후 사태 진화에 나서겠다며 MWC2023 부스 참가를 취소했고, 일부 관계자들만 참석해 노키아와 오픈랜 협약을 맺었다. 경쟁사인
SK텔레콤(017670)과
KT(030200)가 신사업을 중심으로 다수의 글로벌 기업들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보폭을 넓히고 있는 행보와 대비된다.
LG유플러스 사옥(사진=LG유플러스)
이달 말 신사업 중 하나인 'U+다이브(U+DIVE)' 서비스를 종료하면서 구체적인 신사업 방향 또한 재설정해야 할 시점이다. XR(확장현실) 콘텐츠 플랫폼인 'U+다이브'는 메타버스 사업과 함께 LG유플러스가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던 서비스다. 하지만 LG유플러스는 이달 31일 해당 서비스를 종료하고, 아이들-대학 등 특정 소비자 집단에 초점을 맞춘 메타버스 서비스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선 LG유플러스의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적잖은 부담이 가중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번 기자간담회에서 황현식 대표는 재발 방지를 위해 보안 조직을 강화하고, 정보보안 투자 규모를 현재의 3배 수준인 연 1000억원까지 높이겠다고 발표했다. 경쟁사 중 한 곳인 KT의 정보보안 투자 규모를 기준으로 해당 금액을 설정했다. LG유플러스 입장에선 연간 영업익 10% 수준을 정보보안에 투입하겠다는 의지다. 이와 별개로 과징금, 과태료와 정보 유출 피해자들이 집단 소송을 나설 조짐을 보이며 재무적인 부담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기존 고객이 유출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무선 가입자 증가 폭이 가장 더딘 LG유플러스 입장에선 신사업 육성을 앞두고 실적 부담까지 떠안은 셈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1년 새 SK텔레콤의 5G 가입자 수가 33.81%, KT는 30.71% 증가한 반면, LG유플러스는 29.56%가 증가하는데 그쳤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IB토마토>에 “아직 보안 투자를 비롯한 투자에 관한 사항은 계획을 짜고 있고, 확정된 게 없는 단계”라며 “(개인정보 유출 이슈로) MWC2023에 부스 참석을 하지 못했지만, 통신 사업은 아직 내수기반이기 때문에 향후 신사업 및 글로벌 사업 확장과는 별개로 원활히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아름 기자 arum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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