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진양 기자] SM엔터테인먼트의 정기 주주총회가 순조롭게 종료되면서 50여일간 진행된 IT·엔터 업계 '쩐의 전쟁'도 막을 내렸습니다. 최종 승기는
카카오(035720)가 잡았고 SM(
에스엠(041510))은 카카오와 손잡고 새 사업 비전인 'SM 3.0'을 실현합니다. 카카오는 1조원 이상이 투입된 이번 인수를 발판으로 글로벌 사업 확장에 고삐를 조일 방침인데요. 지난해 처음으로 1조원을 넘긴 해외 매출의 본격적인 확대를 유도할 계획입니다.
SM엔터테인먼트의 정기 주주총회가 지난달 31일 아크로서울포레스트D타워에서 열렸다. (사진=연합뉴스)
지난달 31일 서울 아크로서울포레스트D타워에서 열린 SM 정기 주주총회에서 장윤중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미국법인 최고경영자(CEO)가 기타비상무이사에 선임됐습니다. 장 CEO는 "국내 최고 엔터 전문가로서 SM의 글로벌 사업 확장 전략 수립과 실행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이유로 기타비상무이사직을 맡게 됐는데요, 그를 통해 카카오와 SM의 사업 시너지가 극대화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로써 카카오의 험난했던 SM 인수는 일단락됐습니다. 지난 2월7일 유상증자를 통해 SM 지분 9.05%를 취득하겠다고 선언한 지 두 달 여 만입니다. 이 과정에서 하이브가 예기치 않게 인수전에 참여하며 지분 확보 방식이 공개매수로 바뀌고 소요 비용도 크게 증가했지만 카카오는 목표를 이뤘습니다. 지난달 28일 기준 카카오와 카카오엔터는 주당 15만원의 공개매수를 통해 SM 지분 39.9%를 보유, 최대주주 지위를 획득했습니다.
카카오는 공개매수를 통해 SM엔터테인먼트 지분 약 40%를 확보, 최대주주에 올랐다. (사진=연합뉴스)
카카오는 SM의 글로벌 IP 제작 시스템을 적극 활용할 방침입니다.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지난달 29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SM과 카카오 두 회사의 비즈니스 역량을 토대로 음악 IP의 확장을 넘어 IT와 IP 결합을 통한 새로운 시너지를 만들 계획"이라고 이 같은 구상을 재확인하기도 했는데요. 일단은 "신속하고 원만하게 인수를 마무리" 하는 데 집중할 계획입니다.
SM과의 시너지 극대화를 위한 카카오의 투자도 본격화되고 있습니다. 카카오 이사회는 지난 30일 서울시 창동에 들어설 K팝 공연장 '서울아레나'에 360억원을 추가 출자하기로 결의했습니다. 서울아레나는 2025년 10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음악 전문 공연장인데요, 최대 2만8000명이 수용 가능해 K팝의 메카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카카오는 SM 지분 확보 계획을 밝힐 당시에도 서울아레나의 쓰임을 강조하며 "국내 공연 문화 생태계 발전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오는 5월10일 서울아레나의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보통주 720만주를 취득할 예정이며, 서울아레나에 대한 카카오의 총 출자 금액은 440억원으로 늘어납니다.
카카오와 SM의 시너지는 해외 매출 확대라는 결실로 나타날 전망입니다. 지난해 카카오는 처음으로 해외 매출 규모 1조원을 돌파했는데요, 전년도의 6324억원에서 121% 이상 증가한 규모입니다. 북미와 일본 지역에서 두각을 나타냈던 웹툰·웹소설 사업의 공이 컸습니다. 올해에는 K팝 아티스트의 IP를 결합한 콘텐츠를 전면에 내세울 것으로 보입니다. 네이버와 하이브가 방탄소년단(BTS) 등 소속 아티스트를 모티브로 한 웹툰을 선보여 글로벌 팬덤을 공략한 것처럼, 카카오엔터 산하 레이블과 SM 소속 아티스트를 등장시킨 콘텐츠를 제작할 것이란 관측입니다. 카카오엔터가 웹툰과 웹소설은 물론 드라마, 영화 등도 제작할 수 있는 밸류체인을 갖춘 만큼 SM과의 협업은 글로벌 확장에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입니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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