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비상 신호음 울리고 탈출까지 90초…승무원 안전훈련 가보니
에어프레미아, 14일 연성대서 승무원 안전훈련 실습
초기 안전훈련 이수 시간 항공법 대비 10시간 더
“안전 항상 염두하고 업무 돌입 우려 마시라”
2023-04-17 08:00:00 2023-04-17 08:00:00
 
 
[뉴스토마토=오세은 기자] 90초. 에어프레미아의 B787-9 드림라이너 기내에서 비상상황 발생을 알리는 신호음이 울린 순간부터 탑승객 전원이 탈출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입니다.
 
최근 에어프레미아 신입 객실승무원으로 입사한 70여명 가운데 27명은 14일 경기도 안양에 소재한 연성대학교에서 진행된 안전훈련 교육에 한창이었습니다.
 
이날 훈련을 받고 있는 정혜림(30) 에어프레미아 객실승무원이 기내 비상상황을 알리는 신호음을 듣고 항공기 도어를 여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단 12초였고, 신호음이 울리고 승객을 바깥으로 탈출시키는 데까지 걸린 시간은 90초였습니다. 90초는 항공사가 국토부로부터 발급받는 항공운항증명(AOC) 시험 요건이기도 합니다.
 
 
14일 경기도 안양에 소재한 연성대학교에 마련된 에어프레미아 안전훈련 시설에서 에어프레미아 신입 객실승무원이 비상 상황 가정 하 슬라이드를 통해 탈출하는 훈련을 받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대한항공(003490)아시아나항공(020560)과 달리 승무원들의 안전훈련 교육 센터를 갖추고 있지 않은 에어프레미아는 지난 2020년 연성대 항공서비스과와 산학협력을 맺고 연성대가 마련한 승무원 시설에서 안전훈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날 훈련은 기내 비상탈출, 기내 화재 및 난동 승객 대처, 감압 등으로 이뤄졌습니다. 
 
비상탈출 슬라이드를 통해 낙하하는 훈련생들은 슬라이드에 몸을 맞기기 전에 “승무원 탈출!”이라고 외친 후 양팔을 정면을 향해 뻗고 슬라이딩했습니다. 외침은 비상상황 시 승무원 간의 의사소통이라고 합니다.
 
 
14일 경기도 안양에 소재한 연성대학교에 마련된 에어프레미아 안전훈련 시설에서 에어프레미아 신입 객실승무원이 비상 발생 모의 훈련에서 항공기 문을 통해 탑승객을 안전하게 탈출시키기 위한 훈련을 받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비상탈출 슬라이드 시설이 마련된 공간은 실제 에어프레미아가 운용 중인 보잉 B787-9 드림라이너가 지상에 그라운드 되었을 때의 높이를 그대로 구현해 훈련 몰입도를 높였습니다. 
 
훈련생들은 도어 훈련을 마친 후 기내에서 난동을 부리는 승객을 포승줄로 제압하는 훈련도 진행했습니다.  남성 훈련생이 다리로 난동 승객의 양다리를 압박하면 여성 훈련생이 포승줄로 묶었고, 이후 기내 의자와 난동 승객을 쇠철로 된 체인으로 다시 한 번 묶어 움직이지 못하도록 완벽히 제압했습니다.
 
 
14일 경기도 안양에 소재한 연성대학교 내 모의 기내 시설에서 에어프레미아 신입 객실승무원들이 난동 탑승객 발생 가정에서 포승줄로 승객을 진압하는 훈련을 받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이준희(24) 에어프레미아 신입 객실승무원은 “승무원에게 안전교육만큼 중요한 훈련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훈련 5주차에 접어들면서 부족했던 안전의식이 한층 강해졌고 교육 받은 바탕으로 기내 실제 상황에서도 대처할 수 있을 정도로 숙지에 전념하고 있다”고 이날 훈련에 대한 소감을 전했습니다. 
 
최근 기내에서 보조배터리 등으로 화재가 발생하면서 여기에 따른 훈련도 진행됐습니다. 좌석 바로 위 캐비닛에서 빨간불과 연기가 바깥으로 비치자 훈련생들은 승객들에게 머리를 숙이고 입과 코를 막으라고 소리쳤습니다. 승무원 3명 중 1명은 기내 좌석의 목받침대를 양손에 쥔 채 캐비닛을 열고, 또 다른 한 명이 소화기를 들고 와 1차 진압을 시작했습니다. 나머지 한 명은 화재 진압 보호 장비 착용 후 화재를 완전히 진압했습니다.
 
14일 경기도 안양에 소재한 연성대학교 내 모의 기내 시설에서 에어프레미아 신입 객실승무원들이 기내 화재 발생 모의 훈련을 받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기내 감압 모의 훈련이 시작되자 천장에서 산소마스크가 자동으로 떨어졌고, 훈련생 각자 마스크를 쓰거나 옆사람을 도와주는 모습이었습니다. 또 해당 산소마스크만으로 원활한 호흡이 어려운 저산소증 환자 발생시에는 승무원들이 비상 장비로 구비된 산소통을 활용해 산소를 제공했습니다.
 
강진선 에어프레미아 객실사무장/객실 안전교관은 “에어프레미아뿐만 아니라, 전세계 항공사들이 가장 우선되는 목표는 ‘안전’”이라며 “신생항공사이기 때문에 덜 안전할 것 같다는 우려가 있는데 에어프레미아는 승객에게 안전을 항상 염두에 두고 모든 업무를 수행하기 때문에 그 점을 알아주셨으면 한다”고 했습니다.
 
오는 5월 22일 인천~뉴욕 첫 취항에 나서는 에어프레미아는, 오는 2026년까지 기단 11대를 갖춰 국내 저비용항공사(LCC)와는 달리 장거리 노선 확장에 공격적으로 나설 전망입니다.
 
 
14일 경기도 안양에 소재한 연성대학교에서 진행된 에어프레미아의 안전훈련 교육을 마친 교관과 신입 객실승무원들이 취재진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강진선 에어프레미아 객실사무장/객실 안전교관, 이준희·정혜림 에어프레미아 객실승무원. (사진=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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