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윤석열정부는 노동정책이라고 말할 만한게 별로 없어요. 노동시간 주 69시간제는 전국민적인 반대에 있고, 직무성과급제는 사실 직무급제를 표방할 뿐 성과급제를 확대하려는 것뿐입니다. 노동자들을 위한다기 보다는 그저 기업의 이익에 부합하는 정책이고, 기업을 지켜주기 위한 정부의 정책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지현 한국노동조합총연맹(한국노총) 대변인은 1일 <뉴스토마토> 인터뷰에서 윤석열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해 이렇게 평가했습니다.
정부는 노동개혁을 주장하며 연일 노조 때리기에 나서고 있습니다. '노조의 투명성'을 위해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노조의 회계장부 제출을 빌미로 양대 노총을 찾아 현장조사를 시도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강한 반발에 부딪히며 현재는 한발 물러선 상황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정부는 노조에 근로감독관을 투입해 현장조사를 벌이고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입니다.
한국노총을 비롯한 양대 노조는 법률적인 근거 없이 조사를 진행할 경우 소송을 통해 시시비비를 가릴 계획입니다.
이 대변인은 "회계자료 같은 경우 더 이상 투명할 수 없을 정도로 투명하게 다 복구하고 있고, 일반회계와 조합비 회계 관련해서는 저희 내부에서 그리고 외부 회계 감사를 통해서 이미 제대로 관리하고 있다"며 "정부가 마치 노조가 큰 문제가 있는 양 이렇게 프레임을 씌우고 공격하는 것에 대해서 받아들일 수 없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소송 등을 통해서 끝까지 시시비비를 가릴 계획"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윤 정부는 노동개혁과 함께 노동 정책도 손보고 있습니다. 그 중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주 69시간제'는 온 국민의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발표와 함께 쓴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며 정부는 재검토에 돌입했고, 조만간 개편안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이 대변인은 "지금 우리나라는 주 40시간제도이고 최대 노동시간이 52시간으로 돼 있는데, 아직 이것들도 제대로 시행되지 않는 곳이 많다"며 "여전히 사각지대에 있는 노동자들도 있는데 그런 분들이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정부가 시대를 역행하는 노동시간으로 늘리기 방향으로 가는 것에 대해선 평가할 가치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가 21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노동조합총연맹에서 '회계자료 미제출'과 관련 현장조사를 위해 사무실로 들어서고 있다.(사진=뉴시스)
다음은 이지현 한국노총 대변인과의 인터뷰 전문.
- 윤 정부가 노동개혁이라는 명분으로 회계장부 검토와 고용세습 점검에 나섰는데, 한국노총은 이런 부분들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회계자료 같은 경우는 더 이상 투명할 수 없을 정도로 투명하게 다 복구하고 있고, 노조 일반회계와 조합비 회계와 관련해서는 저희 내부에서 그리고 외부 회계 감사 등을 통해서 이미 제대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부가 마치 노조가 큰 문제가 있는 양 프레임을 씌우고 공격하는 것에 대해서 받아들일 수 없고, 인정할 수 없습니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소송 등을 통해 끝까지 시시비비를 가릴 계획입니다.
고용세습과 관련해서는 한국노총과 관련된건 아니지만, 고용세습 조항이 사실상 노조에선 사문화 됐고, 그런 사례가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이런 가뭄에 콩나듯이 있는 고용세습을 점검하는 것 보다는 재벌 세습과 같은 부분을 지적하는게 맞지 않을까요. 재벌 세습, 권력 세습에 대해서는 왜 똑같은 기준으로 얘기하지 않는지 모르겠습니다. 일부러 고용세습이라는 청년들에게 민감한 부분들을 건드려서 노조를 부패하고 부도덕적인 집단으로 몰아가는 것에 대해서 저희는 인정할 수 없습니다.
-윤 정부의 노동정책에 대한 평가를 하자면.
윤석열 정부의 노동정책은 말할게 별로 없습니다. 빈 수레가 요란한데, 말하자면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노동시간 '주 69시간제'이고 하나는 '직무성과급제'입니다.
노동시간 관련해선 현재 노조뿐만 아니라 전 국민적인 반대에 돌입했다고 봅니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개편안을 내올지 모르지만 이 부분에 대해선 저흰 당연히 반대해야 한다고 봅니다. 지금 우리나라는 주 40시간제이고, 최대 노동시간은 52시간입니다. 국민의 삶의 질이나 노동자의 건강권 등 선진국의 사회와 비교해서 아직 확실하게 정착되지 않았습니다. 노동자들은 여전히 사각지대에 있고요. 이런 것들이 제대로 정착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할 정부가 오히려 시대를 역행하는, 최장 노동시간으로 늘리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에 대해 평가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을 합니다.
직무성과급제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정부는 연공급제가 아주 문제라고 말하지만 사실 연공급제를 받는 노동자들은 12%정도밖에 안 됩니다. 시장에선 오히려 임금 체계가 없는 곳이 더 많습니다. 공기업이나 대기업 노동자같은 일정 부분을 갖고 마치 연공급을 받는 것이 부도덕한 것처럼 몰아가고 있습니다. 사실 직무급제를 표방하고 있지만 정부가 하고 싶은 건 상과급제 확대일 것입니다.
두 정책 모두 노동자들을 위하고, 국민들을 위한다기보다는 그저 재벌과 기업의 이익에 부합하는 정책이고, 그것을 지켜주기 위할 뿐이다, 이렇게 평가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정부가 노동자들의 안정적인 근로환경을 위해 추진해야 할 정책은.
근로기준법 사각지대에 있는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의 노동권 보장을 위한 정책이 필요합니다. 또 연금개혁도 한다고 하지만 사실 더 내고 덜 받고, 늦게 받는 것을 연금개혁이라고 얘기를 하는 상황에서 국민의 노후는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에 대한 대책을 내놨으면 좋겠습니다.
내년부터 50인 미만 사업장에서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되는데, 정말 제대로 중처법이 지켜지고, 사용자들도 안전예방사업을 제대로 해서 정말 산재 없는 일터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지현 한국노총 대변인. (사진=이지현 대변인)
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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