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해태제과가 최근 잇따른 부정적 재무 이슈에 흔들리는 모습입니다. 업계에서도 눈에 띄게 영업이익이 떨어지고 부채비율이 악화하는가 하면, 과거 '매출 뻥튀기' 사안까지 불거지며 해태가 내세우는 '윤리 경영'도 무색해지고 있다는 지적입니다.
2일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해태제과는 지난해 연결 기준으로 매출 5903억원, 영업이익 232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매출은 전년(5677억원)보다 다소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전년(260억원) 대비 10.96%나 감소했습니다. 아울러 지난해 당기순손실은 22억원으로 전년(3억원)보다 20억원 가까이 늘었습니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급격한 원가 상승에 따른 여파가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졌다"며 "또 지난해 국세청으로부터 특별세무조사를 받으면서 세금을 추가로 내며 순손실이 커졌다"고 설명했습니다.
문제는 해태제과의 부채비율 흐름이 악화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부채총계를 자본총계로 나는 부채비율은 기업 유동성을 가늠하는 척도로 활용되는 지표입니다. 업계는 부채비율이 100% 이하일 때 이상적이라 판단하는데 해태제과는 이 수준을 뛰어넘습니다.
지난해 연결 기준 해태제과의 자본총계는 2539억원이며 부채총계는 4374억원으로, 부채비율은 172.3%에 달합니다. 이는 전년인 2021년 자본총계 2598억원, 부채총계 3951억원으로 부채비율이 152.1%였던 것과 비교하면 1년 새 비율이 20%포인트가량 증가한 것입니다.
해태 관계자는 "부채비율 증가는 지난해 아산 공장 신규 증설을 했고, 아이스크림 가격 담합에 따른 과징금 부과로 일시적인 비용 증가가 발생한 데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일시적이라는 해명에는 다소 어폐가 있습니다. 해태제과가 코로나 팬데믹 시기 이후 매년 자본은 줄고 부채는 늘며 부채비율이 계속 상승하는 추이를 보이고 있어서죠. 실제로 2020년에는 자본총계 2637억원, 부채총계 3575억원으로 부채비율이 135.5%였습니다. 이 당시와 비교하면 지난해 부채비율 격차는 40%포인트 가까이 납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해태제과가 영업매출을 수십억원 이상 부풀렸다가 과세 당국에게 최근 적발돼 세금 폭탄을 맞게 된 점도 이미지 제고에 치명타라는 지적입니다.
국세청에 따르면 해태제과는 지난 2016~2017년 매출을 부풀리기 위해 거래처들에 수십억원대 허위 매출계산서를 발급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해태제과 관계자는 "2017년의 불미스러운 상황이 이번 세무 조사를 통해 확인된 것이며, 이에 대한 과징금은 모두 납부됐다. 법적 책임도 진 상태"라며 "이 사안이 지금 현재 재무 상황에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이에 대해 한 경영학과 교수는 "공정거래위원회나 국세청 등 조사로 인해 부정적인 이슈가 언론에 오르내리는 것 자체가 장기적 측면에서 기업의 재무 체계에 큰 부담을 준다"며 "특히 윤리 경영을 전면에 내세우는 기업이라면 고객 입장에서 배반감까지 추가로 느끼게 된다. 기업 이미지 제고에도 좋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CI=크라운해태)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