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민 기자]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의 파면 여부를 결정하는 헌법재판소의 탄핵 심판 절차가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국회 측과 이 장관 측은 첫 공판에서 10·29 이태원 참사 관련 이 장관의 책임이 어느 정도인지를 두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습니다.
헌재는 9일 서울 종로구 청사 대심판정에서 이 장관 탄핵 심판 첫 변론기일을 진행했습니다. 올해 2월 사건이 접수된 지 3개월 만입니다. 이날 변론에는 김도읍 법제사법위원장과 이 장관이 각각 소추위원과 피청구인 자격으로 참석했습니다.
국회 측 대리인은 "재난안전관리 업무를 총괄·조정하는 행안부 장관으로서 사고 당시 적절한 초동조치를 하지 않았고 재난안전망 구축과 연계 등 사전 체계를 구축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공직자를 파면하는 것은 헌법의 명령이자 헌법이 헌법재판소에 부여한 책무"라며 "이 장관을 파면하지 않으면 앞으로 참사 재발을 막을 수 없고 훼손된 헌법 질서도 회복할 수 없다.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도록 이 장관을 파면해달라"고 강조했습니다.
"자발적 모여 즐기다 발생한 사고…재난으로 인식 안 돼"
반면 이 장관 측 대리인은 "이 사건 참사는 누가 불러모은 것도 아니고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이태원 일대에 모여 즐기다가 발생한 사고"라며 "이런 형태의 재난은 재난안전법상 규정에 따르면 이는 재난으로 인식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행안부 장관이 모든 것을 예측할 수 있었다'고 몰아붙이는 것은 정치적인 비난"이라며 "행안부 장관이 과연 무엇을 해야 했는지를 정확히 해야 하는데, '전부 행안부 장관 잘못'이라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덧붙였습니다.
앞서 국회는 지난 2월 이 장관 탄핵 심판 사건을 헌재에 접수했습니다. 헌재는 탄핵 사건 접수일로부터 180일 안에 선고를 내려야 합니다.
헌재는 오는 23일 2차 변론기일을 열고 김성호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과 박용수 행안부 중앙재난안전상황실장에 대한 증인신문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한편 이 장관은 이날 대심판정으로 들어가면서 "국정 공백과 차질을 조속히 매듭짓고 모든 것이 원활하게 돌아갈 수 있도록 심리에 성심껏 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9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 심판 사건 첫 변론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뉴시스)
김수민 기자 su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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