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수민 기자] 뇌물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정진상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등 이재명 대표의 측근들이 최근 증인으로 출석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진술이 달라지는 부분에 대해 집중 공격하고 있습니다.
유 전 본부장의 진술은 대장동 관련 재판의 핵심 증거로 꼽히는데, 최근 이 진술이 관련 재판에서 때때로 바뀌거나 모호한 경우가 생겨 그 틈을 공략하는 것입니다.
1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조병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정 전 실장의 공판에서도 이전 공판 때와 비슷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정 전 실장의 변호인은 증인으로 출석한 유 전 본부장에게 "2013~2014년 당시 이재명 시장에게 1년에 몇 차례나 직접 보고했나"라고 물었고 유 전 본부장은 "필요하면 자주 갔을 수도 있고, 일주일에 3번 정도. 어떨 때는 한 달에 1번 정도"라고 답했습니다.
이에 변호인은 "저번에 법정에서 '이재명 시장에게 직접 보고하는 거 꺼린다. 세세한 내용을 물어봐서 안 들어가려고 한다'고 말했다"라고 맞받아쳤습니다. 또 "증인은 검찰 조사 때 주로 피고인 정진상에게 보고했고, 이재명 시장에게 보고한 건 1년에 2~3번에 불과하다고 진술한 적 있나"라고 추궁했습니다.
정민용·김민걸 채용 사전논의 두고도 달라진 진술
또 유 전 본부장은 정민용 변호사와 김민걸 회계사 채용과 관련해 정 전 실장과 사전에 논의했는지에 대해서도 기존 검찰 피신조서와 다르게 답변했습니다.
변호인이 "성남도개공이 정민용과 김민걸 인적사항을 기재해서 사전에 성남시에 보고한 사실 있나"라고 묻자 유 전 본부장은 "미리 보고를 안 하면 새로운 추천자를 받아 혼선이 생길 수 있다"며 "미리 알렸을 가능성이 크고 정진상과 이력서를 놓고 논의했던 게 기억난다"고 답했습니다.
이에 변호인은 '김민걸, 정민용을 채용하기 전 정진상에게 보고했나고 (검찰이) 묻자 답은 직제개편 관련해서도 승인 받았기 때문에 채용 전에는 보고하지 않았고 채용 후에 보고했다'고 적힌 피신조서를 제시했습니다.
유 전 본부장은 "보고한 기억이 잘못된 것 같다. 검사에게 그렇게 말했다면 기억이 잘못돼서 그렇게 말한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변호인이 "피신조서에서 김민걸 등을 채용하기 전에 보고하지 않았다고 진술한 건 검찰 진술이 잘못된 것이다?"라고 다시 한번 묻자 "기억의 착오라고 말하고 싶다"고 답했습니다.
김용에 건넸다는 1000만원…"정확히 기억나지 않아"
유 전 본부장은 지난 12일 열린 공판에서도 검찰 조사 단계에서 김 전 부원장에게 건넸다고 주장했던 1000만원에 대해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며 진술을 뒤집은 적 있습니다.
'줬는지 아닌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냐'는 재판부의 질문에 유 전 본부장은 "줬을 것으로 생각하는데 시점이 100% 명확하지 않다"고 답했고, 재판부는 명확한 답변을 요구했습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배임 혐의 관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김수민 기자 sum@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