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06월 5일 17:37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홍인택 기자]
동원F&B(049770)가 동원그룹의 기업형 벤처캐피탈(CVC) 동원기술투자㈜를 지원하기 위해 현금출자를 결정했다. 신기술에 꽂힌 동원그룹이 신기술사업금융회사(신기술사)에 힘을 싣고 있다는 평가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동원F&B는 특수관계인에 대한 출자를 결정했다. 동원그룹의 CVC인 동원기술투자가 설립운용할 예정인 동원 신성장 1호 조합에 현금 180억원을 출자하는 건이다.
동원그룹 밸류체인 확장을 위한 유망 신기술사업자 발굴 및 투자를 위한 출자라는 게 동원F&B의 설명이다. 출자란 사업을 영위하기 위한 자본으로 금전을 비롯해 재산·신용·노무를 조합·회사 기타 법인에게 원조하는 것을 뜻한다.
동원 신성장 1호 조합의 총출자액은 300억원으로 동원F&B의 180억원, 동원산업의 90억원, 동원기술투자의 30억원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동원F&B에 따르면 금액 구성은 추후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 출자 조합 존속기간은 10년으로 존속기간과 만기일 역시 조합원의 동의에 의해 변경될 가능성이 존재한다.
(사진=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동원F&B가 공시한 현금출자는 회사의 가장 기본적인 자본조달 방법이다. 현금출자는 금전에 의한 출자형태를 말한다. 주식회사의 경우 현금출자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카카오(035720)는 지난 18일 자회사 카카오벤처스가 진행하는 주주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현금 500억원을 출자했다. 지난해에는 500억원 한도의 단기대여금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지원했는데, 올해에는 500억원을 투자했다는 점에서 카카오벤처스에 성장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회사의 설립 또는 신주발행시에 예외적으로 현물출자도 인정하고 있다. 현물출자는 금전 이외의 재산, 즉, 토지·건물과 같은 부동산, 유가증권·상품과 같은 동산, 특허권·지상권과 같은 무형자산 등에 의한 출자형태를 말한다.
현물출자 방식으로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는 것을 변태설립이라고 부른다. 현금이 아닌 재산으로 새로운 회사를 설립하기 때문에 변형된 형태의 설립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현물출자는 기업의 조직변경·매수합병을 위해 추진하기도 한다. 현물출자는 물적분할과 다르게 주주총회를 거치지 않아도 되는 탓이다. 단, 공정한 현물가치 평가를 위해 법원이 선임한 검사인, 감정인 등의 조사를 받아야 한다.
동원기술투자는 국내 1호 CVC로 알려져 있다. 2021년 말 시행된 개정 공정거래법으로 일반지주회사의 CVC 보유가 허용된 후 지난해 3월 동원그룹 지주회사 동원엔터프라이즈가 가장 먼저 동원기술투자의 설립과 등록을 마쳤다. 동원엔터프라이즈는 동원기술투자에 자본금 100억원을 포함해 총 300억원을 출자한 바 있다.
신기술사는 창업투자회사(창투사)와 함께 벤처캐피탈로 분류된다. 신기술투자조합을 포함해 벤처투자조합, 사모펀드 등 여러 형태의 펀드 결성이 가능해 창업 7년 이내 중소기업에만 투자할 수 있는 창투사에 비해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꼽힌다.
그동안 동원그룹은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유망 스타트업 발굴과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동원홈푸드는 가정간편식(HMR) 강화를 위해 2015년 축산물 유통업체인 금천을, 2017년엔 더반찬을 인수했다.
동원그룹의 신사업 투자는 유통에 국한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2차전지 부품회사인 티피에스에 27억원을 투자했고 최근에는 전선재료를 제조하는 리오엠엔씨에도 2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현금출자를 통해 동원기술투자는 투자 동력을 확보한 셈이다. 동원그룹이 신기술사에 힘을 싣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홍인택 기자 intaekd@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