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 전력수급 충분하다지만…3분기 전기료 '관건'

최대공급능력 106.4GW 확보 '역대최고'전력수급 대책기간 25일~9월15일'역대급 폭염' 냉방비 부담은 고민3분기 전기요금, 동결 가능성에 무게한전 적자 대안 없어…지연 후 인상 압박도

 

 

[뉴스토마토 주혜린 기자] 신한울 원자력발전 1호기 가동 요인 등으로 전력 공급 능력이 역대 최고 수준까지 올라가면서 올여름 전력 수급에는 문제가 없을 전망입니다. 다만 역대급 폭염이 예보돼 있어 전국민의 전기요금 부담은 여전히 고민거리입니다.

 

특히 2분기 전기요금 인상에 이어 3분기에도 요금을 올릴지 여부에 대한 관측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정부 안팎에서는 서민들의 여름철 냉방비 부담과 일년도 남지 않은 총선을 고려해 3분기 동결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전력 '40조 적자' 해소 대안이 부족한 현실을 감안하면서 추가 인상 압박에 자유로울 수 없는 상황입니다. 2분기 때도 지연된 후 오른 바 있기 때문입니다.

 

15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여름철 전력수급 전망'에 따르면 올해 여름철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보다 더울 것으로 예상돼 전력수요는 전년 최대수요 93.0GW(2022년 7월7일)와 유사하거나 다소 상회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전력 피크 시기는 오는 8월 둘째주 평일 기준 오후 5시께로 예상됐습니다. 이때 전력 수요는 92.7~97.8GW 수준을 전망하고 있습니다. 최대 수요 증가가 예상되지만, 작년보다 전력 공급 능력이 비교적 늘어 전력 수급은 안정적일 것으로 정부는 내다봤습니다.

 

최대 106.4GW로 전년 피크 공급능력(99.7GW)과 비교해 6.7GW가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신한울 원전 1호기(1.4GW)가 가동에 들어갔고 가동을 멈췄던 다른 원전 가동 등 원전에서만 2.8GW의 공급 능력이 늘었습니다.

 

전력수요가 예상치를 웃돌거나 발전기 고장 등으로 수급에 차질을 빚는 상황에 대비해 수요 감축 등의 방식으로 예비자원은 7.6GW를 확보했습니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어떠한 경우에도 국민들의 전기 사용에 불편이 없도록 긴장감을 갖고 수급 관리에 임하겠다"며 "국민들께서도 에너지 캐시백 가입, '1kWh 줄이기' 동참으로 현명한 에너지 소비에 함께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말했습니다.

 

관건은 전기요금 압박입니다.

 

지난해 여름철(7~8월) 4인 가구의 2개월 평균 전기사용량은 427kWh으로 월 6만6690원의 전기요금을 부담했습니다. 하지만 2022년 3분기 이후 요금 인상에 따라 올해 여름철 전기사용량이 작년과 같으면 가구당 8만530원이 부과됩니다. 

 

올여름 전력 수급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은 전력수급현황 점검하는 한전 관계자 모습. (사진=뉴시스)

 

지난달 2분기 전기요금이 인상된 이후 3분기 전기요금 인상 여부에 대한 관측이 쏟아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한국전력은 오는 16일까지 3분기 전기요금 인상 요인을 산업부에 제출할 예정입니다. 정부는 전기요금 인상에 따른 물가 상승 가능성과 한전의 누적적자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오는 20일까지 한전에 전기요금 관련 의견을 전달합니다. 

 

이후 한전은 오는 21일 전기요금 인상 여부를 최종적으로 발표할 예정입니다. 정부와 업계에선 3분기 전기요금 인상이 어렵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국제 에너지 가격이 하향 추세인 데다, 여름철 냉방비 부담을 고려하면 인상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입니다. 

 

여당도 총선이 일년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요금 인상에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강경성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지난해 2분기에 6.9원, 3분기에 5원, 4분기에 7.4원, 올해 초에 13.1원, 2분기에 8원 등 연이어 인상했다. 40원 넘는 수준이자 약 39% 정도"라며 “국민 부담을 고려할 때 올 3분기 전기요금 인상은 쉽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애초 한전은 올해 ㎾h당 56.1원의 전기요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추산했지만 에너지 가격 등 추산 당시와 지금 상황이 다를 수 있다"며 "에너지 가격 추이, 물가, 국민 부담능력, 한전 재무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문제는 누적 적자 40조원에 육박한 한전 경영난을 해소할 대안이 없다는 점입니다. 때문에 3분기 동결 후에도 추가 인상 압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정부는 올해 한전의 적자 해소를 위해 필요한 전기요금 인상 폭을 ㎾h당 51.6원으로 산정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1분기와 2분기를 합한 요금 인상 폭은 ㎾h당 21.1원에 그쳤습니다.

 

앞서 정부는 지난 3월 중 결정돼 4월 1일부터 적용해야할 2분기 전기요금을 40일 넘게 늦춰 결정한 바 있습니다. 당시에는 물가상승 압박과 요금 인상에 부정적인 여론 등을 고려해 한전의 자구 노력 이행을 전제 조건으로 ㎾h당 8원 인상을 단행한 바 있습니다.

 

에너지 기관 한 관계자는 "서민의 냉방비 부담과 총선을 고려하면 동결 가능성에 무게를 둘 수 있다. 하지만 사실상 동결보단 인상 지연으로 봐야할 것 같다. 한전 적자를 고려하면 동결 후에도 여론을 봐가며 인상하는 쪽으로 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습니다.

 

올여름 전력 수급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가전제품 매장 내 계절가전 코너. (사진=뉴시스)

 

세종=주혜린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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