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업체들이 협업 중인 미국 기업들의 상장폐지·파산 위기에 고심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신약 개발과 판매를 위해 진행 중인 연구가 차질을 빚거나 지분법 평가 손실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동아에스티가 지분 매입을 통해 자회사로 편입한 뉴로보는 지난 2월 상폐 경고를 받았는데요. 경고서한을 받은 뒤 180일 이내인 내달 7일 이전에 나스닥이 규정한 최소 입찰가인 주당 1달러 이상을 10거래일 연속 유지하면 상장 유지 기준이 충족됩니다. 뉴로보의 주가는 그간 종가 1달러 이상을 한 번도 회복하지 못해 상폐 위기에 몰렸습니다. 뉴로보는 나스닥 상장을 유지하기 위해 최근 보통주 5~8주를 1주로 병합하는 주식병합을 통해 주당 가격을 상향해 상장폐지 사유 해소에 나섰습니다.
대웅제약의 메신저리보핵산(mRNA) 분야 미국 파트너사 온코러스 역시 주가가 30거래일 동안 1달러 미만을 기록해 상폐 경고를 받았습니다. 온코러스는 오는 10월30일까지 주가가 10거래일 연속 1달러 이상을 기록해야 합니다. 대규모 인력 감축과 자산매각 등을 추진한 온코러스는 최근 현금 유동성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지난달 6일 이사회에서 주주의 승인을 조건으로 회사의 해산 및 청산 계획을 만장일치로 승인했습니다.
녹십자가 희귀 혈액응고질환 관련 파이프라인 3종에 대한 자산양수도계약을 체결한 카탈리스트 바이오사이언스도 지난해 상폐 경고를 받았는데요. 180일 유예 기한인 5월1일까지 주당 1달러 이상을 10거래일 연속 유지하지 못했습니다. 다른 시장을 이전 상장을 신청해 추가로 180일의 유예 기간을 받을 수 있는데, 유예 기간 동안 상장 유지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 상장 폐지될 수 있습니다.
한미약품의 경구용 항암신약 '오락솔'을 기술 도입한 미국 파트너사 아테넥스는 파산법원에 챕터 11에 따른 자발적인 파산보호절차를 신청했습니다. 백혈병 신약 후보물질 미국 개발 파트너사인 앱토즈는 주식병합을 통해 주식 액면가를 끌어올리면서 주가 하락에 따른 나스닥 상장 폐지 위기를 가까스로 모면했습니다. 항암신약을 공동 개발하는 미국 제약사 스펙트럼 역시 지난해 주가 급락으로 상장폐지 위기에 몰렸는데요. 연구 인력 75%를 감축하는 구조정을 실시하고 미국 제약사 어썰티오홀딩스에 인수됐습니다.
유한양행과 함께 합작사 이뮨온시아를 설립한 미국 바이오벤처 소렌토 테라퓨틱스도 지난 2월 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습니다. 유안양행이 현재 보유 중인 소렌토의 지분은 0.6%입니다. 앞서 소렌토는 항암제 관련 파이프라인 3개를 이뮨온시아로 이전한 바 있습니다.
한 제약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제약사가 미국 바이오 기업에 투자한 경우나 비중은 아직까지 많지 않아 영향은 제한적"이라면서 "미 파트너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미국 시장 침투력 확대가 중요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와 파트너사 선정에 공을 들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바이오 산업 현장방문에 나선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지난 5월 충북 청주 오송읍 에이프로젠을 찾아 연구소를 살펴보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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