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 2차 총파업 철회…갈등 불씨는 '여전'
노조 "2차 총파업 중단"…노조·정부, 협상 테이블 앉기로
19일 대화 시작…10월 초 구체적 논의 진행키로 합의
수서행 KTX 운행·철도통합 등 입장차…논의 난항 예고
2023-09-19 17:55:05 2023-09-19 21:00:25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이 당초 예고했던 2차 총파업을 잠정 중단하고 정부와 대화테이블에 마주 앉습니다. 이에 따라 애초 우려했던 추석 연휴 기간 귀경·귀성길 대란 걱정은 일단 사라졌습니다. 다만 노조가 정부에 요구하는 수서행 KTX 운행, 철도 통합 등 일부 사안에 대해선 양측의 견해차가 여전해 추가 총파업 불씨 우려가 높습니다.
 
19일 철도노조에 따르면 노조는 내부 논의를 거쳐 제2차 총파업을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수서행 KTX 운행, 철도 통합 등 일부 사안은 양측의 입장차가 워낙 커 향후 추가 파업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노조 관계자는 "철도 노사와 국토부는 지난 19일 협의를 통해 대화를 시작하고 10월 초 구체적 논의를 진행키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날 철도노조는 고속철도 운영관련 정부에 의견을 전달했다"며 "자리가 마련된 만큼 철도노조는 준비했던 제2차 파업 일정을 중단키로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전국철도노동조합(철도노조)은 19일 당초 예고했던 2차 총파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1차 총파업 기간인 지난 18일 서울 용산구 서울역 열차출발안내 전광판.(사진=뉴시스)
  
앞서 철도노조 측은 수서행 KTX 운행과 한국철도(코레일)·에스알(SR) 통합 등 공공철도 확대, 4조 2교대 전면 시행, 직무급제 도입 철회, 성실 교섭 촉구·합의 이행 등을 요구하며 지난 14일부터 17일까지 나흘간 한시적으로 1차 총파업을 벌였습니다.
 
노조에 따르면 국토부는 부산~수서 노선을 단 한 번의 공청회나 토론 없이 11.2% 감축했고 그 결과 하루 최대 4920석의 좌석이 줄어 해당 노선에 좌석 부족 사태가 빚어졌습니다. 노조 관계자는 "철도를 쪼개면 쪼갤수록 사회적 비용은 증가하고 공공성은 후퇴한다"며 "이런 부조리한 현실은 바로잡아야 하지 않겠나"라며 1차 파업의 정당성을 설명했습니다.
 
4조 2교대 역시 야간 이틀 연속근무의 어려움을 개선하기 위해 마련한 근무 체계로 노사 합의 사항이지만 4년 넘게 전면 시행이 미뤄지고 있다는 게 노조 측의 설명입니다.
 
반면 정부와 코레일 측은 이번 파업이 인위적으로 명분을 만든 '정치 파업'이라고 규정하고 강경한 태도로 대응했습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철도노조는 노사 교섭 상황이 아닌 정부 정책에 대해 일방적인 요구를 하고 있다"며 "파업을 통해 일방적으로 주장을 관철하려는 것은 관철도 안될 뿐만 아니라 국민들로부터 더 고립되고 비판에 직면할 수밖에 없는 일"이라고 지적했습니다.
 
19일 철도노조에 따르면 노조와 국토교통부는 수서행 KTX 운행 등 노조가 요구하는 사안에 대해 10월 초부터 구체적 논의를 시작하기로 합의했다. 사진은 서울 중구 서울역.(사진=뉴시스)
 
1차 총파업 이후에도 강대강 대치를 이어오던 양측은 이날 극적으로 대화의 물꼬를 트면서 추석 수송대란은 피하게 됐습니다.
 
철도노조는 이번 대화 기간 노조 요구안을 정부에 최대한 관철시키겠다는 생각입니다. 철도노조 관계자는 "방안 마련을 위한 자리가 마련된 만큼 예정한 철도노조의 2차 파업은 중단한다"면서 "철도노조는 즉각 불편을 해소하라는 시민 요구를 받들지는 못했지만, 자리가 마련된 만큼 최선을 다해 해법을 찾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추가 파업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강경우 한양대학교 교통물류공학 교수는 "철도 통합과 관련해서는 철도 민영화 수순이라고 보는 노조와 장기간 논의를 거쳐 지금의 경쟁체제를 유지하기로 결정했다는 국토부 모두 각자의 명분이 있어 합의점을 찾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현 정부의 기조에 비춰볼 때 양보가 전혀 없어 통합 문제와 관련한 논란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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