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물가에 총력한다지만…거세지는 '상방 압력'
농·수산물 가격 들썩…사과 1년 새 157.3% '급등'
국민 10명 중 9명 "추석 물가 이전보다 올랐다"
정부, 역대 최대 성수품 공급 등 물가잡기 안간힘
국제유가 오름세 '악재'…배럴당 100달러 접근
"생산자물가·소비자물가 상승 압력 거세질 듯"
2023-09-24 11:00:00 2023-09-24 11:00:00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정부가 역대 최대 규모인 16만톤 중 12만톤 공급과 할당관세 추가물량 확대에 나서고 있지만 추석 장바구니 물가를 넘어 하반기 물가의 '상방 압력'이 거세질 전망입니다.
 
주요 산유국의 원유 감산 여파로 국제유가가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는데다, 생산자물가도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당분간 물가 안정세는 쉽지 않아보입니다.
 
2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선물용으로 주로 쓰이는 홍로사과의 도매가격은 지난 22일 기준 10㎏당 8만9780원으로 1년 전(3만4888)보다 157.3%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같은 기간 배(원황·상품) 도매가격은 15㎏에 6만4480원으로 1년 전(4만1388원)과 비교해 26.9% 비싼 수준입니다. 배추는 10㎏당 3만5440원으로 전년(2만4140원) 대비 46.8% 뛰었습니다. 
 
2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최근 선물용으로 주로 쓰이는 특등급 사과(홍로)의 도매가격은 10㎏당 8만9780원으로 1년 전(3만4888) 보다 157.3% 오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사진은 서울 대형마트.(사진=뉴시스)
 
특히 추석을 앞두고 주요 과일, 채소 가격이 치솟으면서 시민들이 느끼는 장바구니 물가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최근 여론조사 기업 피앰아이가 전국 만 20~69세 남녀 3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87.2%는 '이번 추석 물가가 이전에 비해 올랐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소 안정세를 찾아가던 소비자물가도 다시 들썩이는 모습입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년 전보다 3.4% 상승해 지난 4월(3.7%) 이후 4개월 만의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습니다. 앞선 6월(2.7%)과 7월(2.3%) 2%대로 둔화했던 상승률이 다시 3%대로 올라선 겁니다.
 
같은 기간 농산물 가격과 수산물 가격은 각각 5.4%, 5.8% 올랐습니다. 또 계절 조건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품목을 모아 가격을 따로 집계한 신선식품지수 역시 전년 동월 대비 5.6% 오르며 전체 물가 상승률을 웃돌았습니다.
 
이 때문에 정부는 16만톤에 이르는 역대 최대규모의 성수품을 공급하고 670억원의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을 하는 등 물가 잡기에 총력전을 선언했습니다.
 
하지만 주요 산유국인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감산 연장 결정으로 국제유가가 연일 치솟으면서 향후 물가 상방압력은 갈수록 더욱 커질 거란 우려가 나옵니다. 이미 글로벌 기준유인 북해산브렌트유는 배럴당 100달러선 진입을 앞두고 있고 다수의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국제유가가 연말까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설 거란 전망입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이달 초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국제유가 상승으로 물가 상방 압력이 확대되는 등 대내외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졌다"며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해 소비자물가 상승세가 확대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아울러 국제유가 상승이 생산자물가를 끌어올릴 가능성이 커지면서 향후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 상승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여집니다. 생산자물가지수는 이미 들썩이는 모습인데,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생산자물가지수는 121.16으로 전월대비 0.9% 오르는 등 지난해 4월(1.6%) 이후 16개월 만에 최대폭 상승을 기록했습니다.
 
하준경 한양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소비자물가가) 여름까지는 다소 안정세를 보였지만 앞으로 기저효과 등을 감안할 때 다시 반등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최근 국제유가가 크게 올랐기 때문에 하반기 물가 상방 압력은 더 거세지지 않겠냐고 보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주요 산유국들의 감산 여파로 북해산브렌트유가 배럴당 100달러선 진입을 앞두고 있다. 사진 사우디의 아람코 정유회사.(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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