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장성환 기자] 서울시교육청이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폐교와 과밀학급 문제를 동시에 해결하고자 '도시형캠퍼스'라는 이름의 서울형 분교 설립을 추진합니다. 대학처럼 '제2캠퍼스'를 설립하거나 학교와 주거지가 한 공간에 만들어지는 '주교복합학교'를 세우는 방식 등으로 이뤄집니다.
기존 학교 활용하는 '개편형'과 새로 학교 설립하는 '신설형으로 나뉘어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12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이러한 내용의 '도시형캠퍼스 설립 및 운영 기본계획'을 발표했습니다.
기본계획에 따르면 '도시형캠퍼스'는 '초·중등교육법'상 분교 형태의 학교를 의미합니다. 학급당 학생 수는 구도심 및 인구 감소 지역의 경우 15~20명, 과밀 및 일반 지역은 20~25명 내외로 이뤄집니다. 한 곳당 최소 12학급에서 최대 24학급이 운영될 계획입니다.
학년별로 최소 2개 학급 구성이 원칙이지만 어려울 경우 특정 학년만 편성할 수도 있습니다. 통학 범위는 1㎞ 이내·도보 20분으로 현재 규정보다 완화하고, 지리상 가장 인근의 학교급이 동일한 학교를 본교로 지정합니다.
이러한 '도시형캠퍼스'는 학생 수 감소로 폐교되는 기존 학교를 유지·발전시키는 유형인 '개편형'과 새로 학교를 설립하는 유형인 '신설형'으로 나뉩니다.
우선 '개편형'은 2가지 모델이 있습니다. 기존 학교 시설을 그대로 유지한 상태에서 운영 방식만 '도시형캠퍼스' 형태로 바꾸는 '제2캠퍼스 학교' 모델과 소규모 학교 용지가 넓을 경우 부지 한쪽에 학교를 개축해 설립하면서 나머지 공간에 공공주택을 공급하는 '주교복합학교' 모델입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12일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도시형캠퍼스 설립 및 운영 기본계획'을 발표했다.(사진 = 장성환 기자)
학교 인근 오피스텔·상가 활용하거나 공공시설 사용하는 모델도
'신설형'은 개발 사업으로 학생이 급증하는 지역이나 통학 여건이 매우 열악한 지역이지만 학생 수가 정규 학교 설립 수요에 미치지 못할 때 세우는 유형입니다. 이 경우 학교 용지 확보와 학교 시설 건축에 1000~1500억원의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기부채납을 원칙으로 합니다.
학교 용지는 확보됐지만 정규 학교 설립이 어려운 경우 '제2캠퍼스 학교' 모델을 활용할 수 있습니다. 현재 재건축·재개발이 진행된 강일3지구 5개 단지 입주민 1407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98%가 '도시형캠퍼스' 설립에 찬성해 추진이 유력합니다. 개발되는 아파트와 동시에 단지 내 '도시형캠퍼스'가 들어설 때는 '주교복합학교' 모델도 가능합니다.
'설립형'은 '개편형'과 달리 학교 인근의 오피스텔이나 상가 등을 매입해 '도시형캠퍼스'를 설립하는 '매입형 학교' 모델과 통학이 불편한 지역 내에 적합한 학교 용지가 없는 경우 해당 자치구에서 공공시설을 무상 양여나 영구 사용 허가를 받아 '도시형캠퍼스'로 만드는 '공공시설복합학교' 모델도 있습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도시형캠퍼스'의 주 적용 대상은 초등학교"라며 "중·고등학교의 경우 학교군 단위에서 학생의 분산 배치가 가능한 편인 데다 학령인구 감소 추세로 분교 추진이 어렵다"고 밝혔습니다.
'도시형캠퍼스'는 정규 학교와 동일하게 운영되면서도 더 특색 있고 자율적인 교육과정 및 방과 후 학교를 운영할 수 있도록 '적정규모학교 육성지원금' 등을 적극 지원할 방침입니다. 교감 1명도 '도시형캠퍼스'에 추가로 배치됩니다.
조 교육감은 "분교라는 명칭 자체가 농·산·어촌의 학생이 거의 없는 학교를 떠올릴 수 있어 도시형 분교에 대한 오해를 막고자 일단 '도시형캠퍼스'로 이름 붙였다"며 "향후 공모 등을 거쳐 대중에게 더 친근하고 이해하기 쉬운 명칭으로 변경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서울시교육청은 12월 '도시형캠퍼스' 추진에 필요한 법·제도 개선 작업을 시작해 2024년 1월 대상 학교를 검토한 뒤 설명회와 설문조사 등을 거쳐 이르면 내년 10월부터 '도시형캠퍼스’설립을 추진합니다.
'도시형캠퍼스'는 대학처럼 '제2캠퍼스'를 설립하거나 학교와 주거지가 한 공간에 만들어지는 '주교복합학교'를 세우는 방식 등으로 이뤄진다. 해당 조감도는 개편형 주교복합학교 모델 예시.(조감도 = 서울주택도시공사)
장성환 기자 newsman9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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