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민우 기자] 네이버, 안국약품 등 굵직한 기업 수장들에 대한 증인 출석 요구를 줄줄이 철회하면서 보건복지부 국정감사가 '맹탕'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더욱이 소아 비만을 이유로 탕후루 관련 업체 인사를 국감장에 소환하는 등 '이슈메이킹을 위한 국정감사가 아니냐'는 비판도 이어졌습니다.
화두가 된 '의대 정원 확대'와 관련해서는 복지부와 국회가 단순히 이목을 끌기 위한 인기 요소로 의대 정원 문제를 도구처럼 활용하고 있다는 원색적인 비난도 잇따랐습니다.
1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따르면 복지위는 보건복지부의 국정감사를 위해 신청한 기관 및 기업의 대표격 증인 및 참고인 6명에 대한 출석 요구를 철회했습니다. 이를 대신해 '사내이사', '부사장' 등으로 증인의 격을 하향 조정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당초 복지위는 네이버를 통한 개인의료정보 유출 관련 질의를 위해 최수연 네이버 대표를 증인으로 요청했지만, 이를 철회하고 유봉석 네이버 총괄부사장의 출석을 요구했습니다. 리베이트 문제로 국감장 출석 요구를 받은 원덕권 안국약품 대표도 불출석 의사를 밝히며, 이를 대신해 오는 25일 이승한 안국약품 법무실장이 출석할 예정입니다.
탕후루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김소향 달콤나라앨리스 대표도 증인으로 신청했지만, 결국 정철훈 달콤나라앨리스 사내이사가 국감장에 25일 출석할 예정입니다. 이처럼 대표 격 증인의 출석은 줄줄이 불발됐습니다.
특히 탕후루 프랜차이즈 운영사를 국가의 정책 감사를 위한 국감장에 소환하는 것이 맞느냐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상도 중앙대 식품공학과 교수는 "국가 정책과 아무 관계가 없는 탕후루 관련 증인을 소환한 것은 '난센스'"라며 "허가되지 않은 제품을 썻다면 불려갈만 하지만, 억지로 먹인 것도 아니고 자연스러운 시장의 흐름인데 왜 국감장에서 다루는지 모르겠다"고 말했습니다.
마상혁 창원파티마병원 소아청소년과장도 "소아 비만을 이유로 탕후루 관련 업체를 국감장에 소환하는 것은 굉장히 근시안적인 접근"이라며 "그렇게 치면 우리나라 자판기에서 판매하는 모든 음료수와 가공식품도 문제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1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따르면 복지위는 보건복지부의 국정감사를 위해 신청한 김소향 달콤나라앨리스 대표 등 기관 및 기업의 대표 격 증인 및 참고인 6명에 대한 출석 요구를 철회했다. 사진은 탕후루 모습. (사진=뉴시스)
지난 11일 복지부 국감에서 화두가 된 '의대 정원 확대'와 관련해서는 '알맹이가 없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2025년부터 입시에 반영한다는 내용 외 교육부와의 논의 일정, 의대 정원 확대 규모 등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기 때문입니다.
의료계에서는 단순히 복지부와 국회가 인기 요소로 의대 정원 문제를 도구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다소 원색적인 비난도 내놓고 있습니다.
김이연 대한의사협회 대변인은 "의대 정원 확대는 갈등 없이 진행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며 "이미 여러 논문에서 밝혀진 것처럼 의사 수를 늘리면 의료 행위가 늘어나고 결국 의료 비용이 폭등하는 등 건보재정의 악화로 귀결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의사 정원 확대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다. 양적 증가가 필수의료의 질을 담보하지 않는다."며 "의대생들을 필수의료 과목으로 유인이 가능하도록 고도화된 정책이 논의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1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따르면 복지위는 보건복지부의 국정감사를 위해 신청한 기관 및 기업의 대표 격 증인 및 참고인 6명에 대한 출석 요구를 철회했다. 사진은 일하는 의료진 모습. (사진=뉴시스)
세종=이민우 기자 lmw383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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