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태영 기자] 해외에서 'K-푸드' 인기가 점점 높아져 감에 따라 국내 식품업체의 해외 실적 비중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해외 매출이 커지면서 직간접적 영향을 끼치는 외부변수도 많아져 뜻하지 않는 매출하락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상 밖 매출 호조로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거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같은 변수로 인해 환율 급락으로 손해보는 경우도 발생합니다.
해외 실적에 울고 싶은 기업은 '오리온'입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리온은 지난 9월 러시아 법인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2.6% 감소한 178억원을 기록했습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3.3% 줄어든 26억원을 기록했습니다.
이외에도 중국 위안화, 베트남 동화 환율이 하락하면서 각각 8.1%, 6.8%의 환차손이 발생했습니다. 특히 중국 종속회사의 올 9월까지 누계매출이 1조378억원인데 환율 하락으로 1466억원의 매출차감 효과가 발생했습니다.
이와 관련 오리온 관계자는 "해외 법인의 경우 위안, 루블화 등 약세에 따른 환율 영향이 있었으나, 현지 판매 물량 기준 전 법인 모두 전년 동기 대비 성장했다"고 말했습니다.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 라면이 진열되어 있다. 사진=뉴시스
반면 해외 실적 호조로 웃는 기업은 '농심'과 '삼양식품'입니다. 농심의 해외 매출은 지난 2018년 7억4000만달러(약 9805억원)에서 4년만인 지난해 12억4300만달러(약 1조6470억원)로 59.5% 상승했습니다. 농심 해외 매출 비중도 2018년 27%에서 지난해 37%로 확대됐습니다. 특히 신라면의 해외 매출이 눈에 띄게 증가했습니다. 지난 2021년부터 신라면의 해외매출액(5000억원)이 국내 매출액(4300억원)을 넘었습니다.
삼양식품은 전세계 'K 시리즈' 인기에 힘입어 불닭 브랜드 해외 매출이 최근 몇년 새 급증했습니다. 삼양식품 해외 매출 비중은 지난 2018년 42.6%(2001억원)이었는데, 지난해 66.6%(6057억원)까지 치솟았습니다.
전체 매출액도 눈에 띄게 늘었습니다. 5년전인 2018년 삼양식품의 전체 매출액이 4693억원이었던 데 반해, 올 상반기에만 매출 5309억원을 달성했습니다. 올 연말까지 연 1조원 매출 달성이 확실시됩니다.
현재 삼양식품은 해외 매출의 약 85%가 불닭 브랜드에서 발생하고 있습니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 비중이 약 67%, 이 가운데 약 85%가 불닭 브랜드 제품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이같은 삼양식품 '불닭' 브랜드의 글로벌 인기는 국내 식품업체들에 자극을 주고 있습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몇년 전만 하더라도 삼양은 국내에서 매년 비슷한 수준의 연매출을 기록했는데 '불닭'의 폭발적 해외 인기로 연매출 1조원을 넘보고 있다"며 "내부에서 우리도 '불닭'같은 글로벌 브랜드를 만들어야 한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고 말했습니다.
유태영 기자 t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