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이동통신서비스 시장건전화를 위해 2014년 10월부터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이 시행 중인 가운데, 알뜰폰을 대상으로하는 경품가이드라인 제정이 추진됩니다. 알뜰폰 가입자 1500만명 돌파가 예고된 가운데, 그동안 과도한 경품에 대해 진행해 오던 구두 경고를 체계화하려는 차원입니다.
25일 알뜰폰업계에 따르면 방송통신위원회는 알뜰폰 경품 가이드라인 초안에 대해 전문가와 업계 의견 수렴을 진행했습니다. 최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에 제출한 업무현황 자료에도 해당 작업을 진행 중이라고 전달했습니다. 앞서 2023년 업무계획을 통해 밝힌 알뜰폰 시장 건전화 가이드라인이 구체화되는 모습입니다.
서울시내 알뜰폰 안내판. (사진=뉴스토마토)
국내 알뜰폰 시장은 통신3사 알뜰폰 자회사뿐 아니라 KB국민은행 등 금융권의 알뜰폰 진출이 본격화되면서 가입을 유치하기 위해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졌습니다. 중소 알뜰폰까지 가세하면서 경품 액수가 커지고, 도매제공 이하로 가입자를 유치하는 출혈경쟁이 행해지고 있습니다. 통신3사의 단통법처럼 알뜰폰 시장에도 출혈경쟁을 막을 가이드라인 필요성이 제기된 이유입니다.
알뜰폰 시장에서 대기업으로 불리는 통신3사 자회사들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것도 가이드라인 제정 배경으로 꼽힙니다. 김병욱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7월말 기준 통신3사 자회사들의 알뜰폰 회선 점유율은 48%입니다. 알뜰폰 가입자 중 사물인터넷(IoT) 회선을 제외한 고객용 휴대폰 가입자는 823만명인데, 이 가운데 398만명이 통신3사 자회사에 가입했습니다.
다만 업계에서는 경쟁 과열을 제지할 필요는 있지만, 가이드라인 제정으로 시장 위축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기존에도 3만원을 기준으로 자율규제가 진행돼 온 만큼 현재 정책을 유지하는 것이 합당하다는 얘기입니다. 단통법이 시행 중이지만 풍선효과처럼 불법보조금이 지속되는 이동통신시장의 부작용이 알뜰폰 시장에서 발생될 수 있다는 점도 지목합니다.
알뜰폰 사업자를 대상으로 가이드라인을 강화하는 것보다 통신3가 알뜰폰 회선 사업자들에 제공하는 리베이트를 단속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지난 4월부터 통신3사는 자사망을 대여하는 알뜰폰사업자 확보를 위해 2배 이상의 정책지원금을 제공했고, 알뜰폰업체들은 0원 요금제를 내놓은 바 있습니다. 알뜰폰업체마다 지원 정도가 다르지만, 시장 경쟁에 발맞추기 위해 일부 업체들은 손해를 보면서 0원요금제 출시에 동참했습니다. 알뜰폰 업계 관계자는 "출혈경쟁이 아닌 요금경쟁을 할 수 있도록 시장이 건전화될 필요가 있어 보인다"며 "이런 환경에서 요금제 경쟁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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