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중고폰 시장이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가계통신비 부담을 더는 방안으로 현재 단말기 출시 가격을 낮추는 쪽으로 논의가 본격화된 상황입니다. 하지만 글로벌 기준 중고폰 시장 성장률이 연평균 5~10%로 예상되고 있는 만큼 수출 확대 차원에서 중고폰 활성화 방안 또한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정부는 중고폰 인증제 도입을 통해 시장의 신뢰성을 높이겠다는 계획입니다.
2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대상 종합 국정감사에서 김영식 국민의힘 의원은 "7월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에서 중고폰 거래를 활성화하기 위해 중고폰 사업자 공시, 중고폰 거래사실 확인 서비스 도입 등 중고폰 인증제 도입을 하겠다고 했지만 진행된 바가 없다"며 "중고폰 시장 성장에 글로벌 기업들이 한국을 공급처로 주목하고 있는데, 수출을 확대하는 차원에서라도 검토를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세계 중고 스마트폰 시장은 연평균 5~10% 성장을 지속, 2028년 최소 720억달러(약 1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습니다. 글로벌 경기 침체, 스마트폰 성능 상향 평준화가 지속되면서 중고폰을 선택하려는 인구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죠.
박윤규 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연간 900만~1000만대 수출이 발생하고 있다"며 "요금제 인하에 집중하느라 늦어졌는데, 안심거래와 관련한 중고폰 인증제를 바로 추진하겠다"고 답했습니다.
2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의 과기정통부에 대한 종합 국정감사. (사진=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변재일 민주당 의원도 중고폰을 거래할 때 개인정보 유출 우려를 덜어낼 수 있도록 개인정보 삭제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앞서 변 의원은 지난 8월 중고 휴대폰을 사고팔 때 개인정보 삭제를 의무화하는 단말기 유통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하기도 했습니다. 중고 이동통신단말장치와 중고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사업자에 대한 정의를 신설하고 중고 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사업자가 중고 휴대폰을 매입, 판매할 경우에 기존에 저장된 개인정보를 삭제하고 복구 또는 재생되지 않도록 하는 의무를 부여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변 의원은 이날 "포렌식으로도 복구가 안 되도록 개인정보를 삭제하도록 해야 한다"며 "더 나아가
현대차(005380)·
기아(000270)차가 중고차 사업을 하는 것처럼 중고폰도 제도적으로 프로그램을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날 중고폰의 한 축인
삼성전자(005930)의 리퍼폰이 국내에서도 출시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습니다. 리퍼폰은 반품된 정상제품이나 초기 불량품, 전시품, 중고 제품 등을 삼성전자가 재정비·조립해 시중 가격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는 제품입니다. 국내에서는 판매되지 않지만, 미국, 영국, 프랑스 등 3개 국가에서는 취급되고 있습니다.
허은아 국민의힘 의원은 "삼성전자가 가격도 합리적이고, 품질도 우수하다는 리뉴드 단말을 국내에서는 살 수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참고인으로 출석한 강봉구 삼성전자 부사장은 "SK 계열회사에서 민팃을 통해 중고폰은 취급하고 있다"며 "제조를 맡고 있는 제조사업부와 같이 (리퍼폰에 대해) 협의해 검토에 들어가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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