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지난 2010년대 이후 30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빠르게 높아졌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습니다. 특히 30대 초반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5년 새 9%포인트가량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경제활동 여건으로 자녀를 낳지 않거나 출산 시기를 미루는 여성이 늘면서 저출산 현상도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특히 장기적으로는 경제성장세 둔화, 연금재정·정부재정 악화 등의 심대한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판단입니다.
30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30대 여성 경제활동참가율 상승의 배경과 시사점' 보고서를 보면 과거 동일 연령대 남성과 타 연령대 여성보다 낮은 수준을 보였던 30대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은 2010년 이후 69.5%로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40~64세 여성참가율인 61.6%를 앞질렀습니다. 30대 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91.1%)과의 격차도 줄고 있는 추세입니다.
30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010년대 이후 30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표는 성별·연령별 경제활동참가율 추이.(표=뉴스토마토)
여성의 생애주기 경제활동참가율 특징을 보면 노동시장에 진입하는 시기인 20대 초·후반에 높아졌다가 출산과 육아를 겪는 30대 시기에는 하락하고, 이후 다시 노동시장에 재진입할 때 올라갔다가 은퇴 시기에 낮아지는 이른바 'M자 곡선' 모습을 보였습니다.
해당 M자 곡선 첫 번째 저점부의 경제활동참가율 값은 2012년 52.6%에서 2017년 58.3%, 2022년에는 61.2%로 10년 새 8.6%포인트 높아졌습니다. 또 결혼과 출산이 지연되면서 M자 곡선의 저점도 2012년 34세에서 2022년 38세가 되는 등 30대 초반에서 후반으로 이동하는 특징을 나타냈습니다.
이같은 현상은 자녀가 있는 여성의 경제활동이 확대되거나 자녀가 있는 여성의 비중이 감소한 것에 기인한다고 분석했습니다.
김지연 KDI 경제전망실 동향총괄연구위원은 "30대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이 낮은 것은 출산·육아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며 "2022년 기준 자녀가 있는 30대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은 53.5%로 자녀가 없는 30대 여성의 78.7% 대비 25.2%포인트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해 기준 30~34세인 1988~1992년 출생 여성의 경제활동 및 자녀 현황과 2017년 기준 같은 연령대였던 1983~1987년 출생 여성을 비교한 결과, 1988~1992년 출생 여성은 이전 세대에 비해 경제활동참가율이 현저히 높지만 자녀가 있는 여성의 비중은 되려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30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988~1992년 출생 여성은 이전 세대에 비해 경제활동참가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표는 30대 여성 경제활동참가율 변화 및 30~34세 여성 자녀 수 변화.(표=뉴스토마토)
30대 초반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의 경우 66.2%에서 75.0%로 5년 만에 8.8%포인트 상승한 반면 자녀가 있는 비중이 46.9%에서 32.3%로 낮아졌습니다. 자녀가 2명 이상인 비중은 22.9%에서 13.6%로 큰 폭으로 감소했습니다.
반면 미혼 여성과 자녀가 없는 기혼 여성의 비중은 최근 세대에서 더 높아져 자녀를 갖지 않거나 자녀를 갖는 시기를 미루는 여성이 증가하고 있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김지연 연구위원은 "30대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확대가 저출산 현상의 심화(금년 4분기 합계출산율 0.7명으로 하락)와 함께 진행됨에 따라 장기적으로는 경제성장세 둔화, 연금재정 및 정부재정 악화 등의 심대한 문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유자녀 여성의 경제활동 여건이 과거보다는 개선된 것으로 보이지만 자녀 양육은 여전히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 확률을 낮추는 주요 요인인 것으로 분석됐다"며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 유연근무제 등 출산육아기 근로자의 일·가정 양립을 지원하는 제도의 활용도를 높이는 한편, 전반적으로 가족친화적인 근로환경 조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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