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해외자금을 국내에 불법 반입하는 등의 수법으로 국내 주택을 사들인 외국인이 다수 적발됐습니다. 적발 외국인 국적은 중국인이 가장 많았습니다.
21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 8월부터 이달까지 외국인을 상대로 국내 주택 및 오피스텔거래에 대한 단속을 벌여 총 272건(주택 127건, 오피스텔 145건)의 불법의심거래를 적발했습니다.
주택은 지난 2022년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전국에서 이뤄진 7005건의 외국인 주택거래 중 불법행위가 의심되는 이상거래 227건을 선별, 진행했습니다. 오피스텔은 2018년 1월부터 올해 6월까지 이뤄진 7520건의 외국인 거래 중 불법행위가 의심되는 이상거래 245건입니다.
해당 이상거래 472건을 분석한 결과, 총 272건(57.6%)의 거래에서 423건의 위법의심행위가 드러났습니다.
이중 해외자금을 불법반입한 사례는 총 36건으로 해당 외국인이 부동산 취득을 위해 해외 1만 달러 초과의 현금을 휴대반입 후 신고하지 않거나 외국환은행을 거치지 않고 국내 불법반입했습니다. 즉, '환치기' 수법을 통해 부동산을 취득한 것입니다.
사례를 보면 외국 국적의 공동매수인(부부)은 서울 소재 다세대를 매수하면서 주택 매수자금 24억5000만원을 임대보증금 및 사업소득으로 조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소득이 과다하고 해외 사업소득에 대한 출처 및 증빙이 없는 등 자금출처가 불분명한 경우였습니다. 해당 건은 해외 소득 자금의 불법반입 의심으로 관세청에 통보된 상태입니다.
또 방문취업 비자(H2) 등 영리활동이 불가한 자격으로 체류하면서 임대업을 하거나 개인사업자가 금융기관으로부터 기업 운전자금 용도로 대출을 받은 후 부동산을 매수한 경우도 다수 적발됐습니다.
관계기관별 적발사항 통보건수는 편법증여 의심 등 국세청 통보가 105건, 해외자금 불법반입 등 관세청 통보 36건, 신고가격 거짓신고 등 지자체 통보 257건, 무자격비자 임대업 등 법무부 통보 17건, 금융위 등 통보 8건 등입니다.
국토교통부는 외국인에 대한 국내 주택거래를 기획 조사해 총 423건의 위법의심행위를 적발했다고 21일 밝혔다. 표는 위법의심행위 423건.(표=국토교통부)
적발된 외국인 국적은 중국인이 226건(53.4%)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미국인 63건(14.9%), 필리핀인 23건(5.4%)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매수 지역은 서울 161건(35.4%), 경기 102건(27.6%), 인천 63건(18.9%) 순입니다. 수도권 전체가 위법의심행위의 77.1%(326건)를 차지했습니다.
국토부는 외국인들의 국내 투기성 부동산 거래를 근절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이를 위해 현행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권자가 외국인 등을 포함한 허가대상자, 허가대상 용도, 지목 등을 특정해 허가구역을 지정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기획조사의 실효성 확보를 위해서는 외국인 거주지, 국내거주여부, 가족관계 등 확인을 강화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비한 상태입니다.
이번 기획조사로 적발된 건에 대해서는 범죄수사, 과태료 처분 등 후속조치가 이뤄지도록 하고 외국인 부동산거래에 대해 정기 기획조사도 실시할 계획입니다.
원희룡 국토부 장관은 "외국인의 부동산 거래 불법행위에 초점을 맞춰 실거래 기획조사가 이루어지고, 그동안 사각지대에 놓인 외국인 투기 근절을 위한 제도를 개선한 점에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공정한 거래질서 확립과 내국인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외국인 부동산거래에 대한 조사를 지속적으로 이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국토교통부는 외국인에 대한 국내 주택거래를 기획 조사해 총 423건의 위법의심행위를 적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사진은 서울 아파트(사진=뉴시스)
세종=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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