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4년 01월 2일 18:42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2024년 증권업계는 리더십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일련의 사태로 미리 수장을 바꾼 증권사부터 세대교체 바람 속에서도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한 경우도 있다. 이에 <IB토마토>는 주요 증권사별 리더십 현황을 살펴보고 2024년 새해 증권업계의 향방을 가늠해 보고자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최윤석 기자] 신한금융그룹은 2024년 각 계열사 최고 경영진 인사에서 변화보다는 안정을 택했다. 전쟁 중에는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지론으로 예측 불가능한 잠재적 리스크 증가 등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일선 자회사의 위기 대응력을 높이고 기초체력과 현장 영업력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이사도 연임에 성공했다. 특히 연임 시 1년씩 임기를 부여하던 관례를 깨고 2년간의 임기를 보장받아 IB통으로서 신한투자증권 기업금융(IB) 강화라는 책임이 막중해졌다.
그룹사 파격적 신뢰로 연임 성공한 김상태호
김상태 신한투자증권 대표이사 (사진=신한투자증권)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신한투자증권은 김상태 현 대표이사의 연임을 확정했다. 앞서 신한금융그룹은 작년 12월19일 자회사최고경영자후보추천위원회에서 김상태 대표를 비롯한 9명의 자회사 대표이사의 연임을 결정했다.
김 대표는 신년사를 통해 이미지 쇄신과 재도약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2일 발표된 신년사에서 김 대표는 “지금까지 고객 신뢰를 회복하고 회사 이미지를 쇄신하고 기초체력을 높이는 회복의 시간이었다면 올해는 위기를 도약의 기회로 만드는 재도약의 시간으로 만들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위기를 극복하고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기 위해서는 긴밀한 소통과 강력한 협업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신한금융그룹은 본래 연임 시 1년씩 임기를 부여해왔다. 하지만 김상태 대표와 조재민 신한자산운용 대표에 대해서는 임기 2년을 부여했다. 그룹사의 관례를 깬 인사로 이 같은 전폭적인 지원의 이유로는 IB부문 강화의 적임자로 김 대표 외 다른 대안이 없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 대표는 지난 2022년 3월 투자금융 분야의 전문성을 인정받아 신한투자증권 대표이사 GIB(글로벌 투자금융 부문) 총괄 사장으로 선임돼 최고 경영자로서의 커리어를 시작했다. GIB는 신한금융그룹의 투자은행 조직으로 지난 2017년 출범돼 신한지주의 GIB사업부문과 신한은행 IB그룹을 비롯해 신한금융그룹 계열사별 IB조직이 협업해 운영된다.
실제 김 대표는 여의도 증권가의 전통 IB맨으로 뽑힌다. 대우증권에서 커리어를 시작해 기업금융부장, 주식인수부장 등을 맡았고, 2006년 메리츠증권으로, 2010년 유진투자증권으로 자리를 옮겨서도 투자금융 업무를 맡았다.
이후 2014년엔 다시 KDB대우증권에 돌아와 투자금융부문을 이끌었고 2016년 미래에셋대우 출범 후엔 투자금융부문을 총괄해 미래에셋증권이 투자금융 명가로 성장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는 평가도 받는다.
DCM에서의 약진과 ECM에서의 과제
지난해 김상태호의 신한투자증권은 DCM시장에서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하반기 DCM시장에서 신한투자증권은 굵직한 딜을 잇따라 맡으며 주관실적에서 4위를 기록했다. 4분기 신한투자증권의 1조1557억원 규모의 발행을 주관했다.
특히 금융권 회사채 발행에서 신한투자증권의 존재감은 두각을 나타냈다. NH투자증권의 27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단독으로 대표 주관한 데 이어 한국투자금융지주와 미래에셋증권, 우리금융에프앤아이 등의 딜에서 공동대표주관을 맡았다.
통상 금융권 회사채 발행은 경쟁사에 주관을 맡기는 만큼 높은 신뢰성이 담보되어야 한다. 금융권 회사채 발행을 잇따라 맡은 만큼 신한투자증권의 DCM의 신뢰성이 시장의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분석이 가능하다.
다만 DCM에서의 실적과는 달리 ECM 시장에서는 다소 아쉬운 성적을 기록했다. 지난 2024년 ECM 시장에서 신한투자증권은 기업공개(IPO)와 유상증자 종합 기록에서 5위를 기록했다. 주요 실적은 유상증자에서 이룬 실적으로 총 8765억원을 기록했다. IPO부문에서는 이렇다 할 만한 실적을 거두지는 못해 지난해 신한투자증권의 IPO 주관실적은 549억원으로 순위로도 10위권 밖의 성적을 기록했다.
2024년 첫 조 단위 IPO 주관으로 ECM 도약 준비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 (사진=에이피알)
아쉬움이 남는 지난 2023년을 뒤로 하고 신한투자증권의 연초 첫 IB 실적은 ECM에서 얻어질 전망이다. 국내 IPO 시장 첫 조단위 상장인 에이피알이 그것이다.
신한투자증권이 대표 상장주관사를 맡은 에이피알은 2024년 IPO 기업 중 첫 1조 이상 시가총액을 기록할 기업으로 평가된다. 글로벌 뷰티테크 기업으로 지난 2023년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7.9% 증가한 3718억원, 영업이익은 277.6% 증가한 692억원을 기록했다.
총 공모 규모는 희망가 기준 557억원에서 758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며 오는 1월22일부터 26일까지 5일간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통해 최종 공모가를 확정한 후 2월1일부터 2일까지 일반 청약을 진행한다. 상반기 상장이 완료되면 시가총액은 최대 1조5169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어 상반기 IPO 시장 최대어로 뽑힌는 HD현대마린솔루션의 공동주관사로 참여할 예정이고 ‘알뜰폰(MVNO)’ 업체 스테이지파이브와 상장주관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신한투자증권이 대표 상장주관사를 맡아 상장을 추진 중인 바이오제약사 에이치엠파마는 지난 8월 기술특례상장을 위해 전문기관으로부터 기술력 심사를 받기도 했다.
이번 에이피알의 상장은 IPO 전문가인 김상태 대표의 역량이 확인될 장으로 평가된다. 앞서 김 대표는 신한투자증권 입사 전
미래에셋증권(006800)에서
크래프톤(259960), 현대중공업,
셀트리온헬스케어(091990) 등 굵직한 딜을 손수 성사시켜 온 자타공인 IPO 전문가로 뽑힌다. 단독 대표를 맡은 2023년 IPO에서의 실적이 저조했던 만큼 2024년 심기일전의 각오를 다지는 신한투자증권의 IPO 부문 실적이 기대되고 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IPO는 사실상 사람 장사라고 할 만큼 사업부 인원의 역량에 따라 크게 좌우되는 사업이다"라며 "한번 실적 레코드를 쌓기까지는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지만 궤도에 오른다면 흐름을 타고 사업이 이어지는 만큼 맡겨진 빅딜의 성공적인 완수가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최윤석 기자 cys55@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