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태영 기자] '나 혼자만 레벨업(나혼렙)' 애니메이션이 글로벌 론칭한 뒤 지식재산권(IP)을 보유한
디앤씨미디어(263720) 주가가 최고점을 찍고 내려앉는 모양새입니다. 주주들 사이에선 페미 손가락 논란을 일으킨 '스튜디오 뿌리'가 애니메이션 제작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악영향을 끼쳤단 지적이 나오는데요. 디앤씨미디어 측은 스튜디오 뿌리가 참여한 사실이 맞다고 인정했습니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디앤씨미디어는 전거래일 대비 2100원(6.19%) 내린 3만1800원에 마감했습니다. 장중 10% 넘는 낙폭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지난해 남성 혐오성 손가락 제스쳐를 애니메이션 영상에 삽입해 논란의 중심에 선 스튜디오 뿌리가 나혼렙 애니메이션에도 참여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주가에 악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됩니다.
'나 혼자만 레벨업' 애니메이션 일본판 엔딩크레딧에 '스튜디오 뿌리'가 표시돼있다. 사진=인터넷 갈무리
외주 영상 전문업체인 스튜디오 뿌리는 지난해 11월말에 외주 제작한 애니메이션 영상에 남성 혐오성 손가락 제스쳐를 삽입했다는 논란이 불거진 업체인데요. 특히 넥슨의 메이플스토리, 블루아카이브 등 작품에 남성혐오 표현을 의도적으로 삽입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넥슨이 강경 대응에 나선 바 있습니다.
7일 '나혼렙' 애니메이션이 공개된 후 국내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스튜디오 뿌리'가 오프닝 영상 제작에 참여했다는 사실이 주목받기 시작했는데요. 스튜디오 뿌리가 '나혼렙'에도 '남성혐오' 제스쳐를 작품 곳곳에 포함시킨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습니다.
'나 혼자만 레벨업'은 디앤씨미디어의 판타지 장르의 소설 브랜드 '파피루스'에서 2016년에 대여점 판형 종이책으로 출판돼 인기몰이를 한 작품입니다. 카카오페이지에서 2016년 7월부터 웹소설로 정식연재를 시작해 이후 웹툰으로 제작될 정도로 인기가 많은 작품입니다.
미국과 일본에서도 인기를 끌면서 일본 웹툰작에는 작중 인물의 이름을 일본식으로 바꿔 내놓기도 했습니다. 작품이 전세계적으로 인기몰이를 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도 가파르게 증가했습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연결기준 2018년 321억원에 불과했던 디앤씨미디어의 연매출은 2022년 612억원으로 4년만에 2배 가량 늘었습니다. 영업이익은 2021년 151억원으로 최고치를 경신한 뒤 2022년엔 59억원으로 내려앉았습니다.
'나혼렙' 애니메이션 발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디앤씨미디어 주가도 반등했는데요. 지난해 6월 30일 52주 신저가(1만6250원)를 기록한 뒤 지속적으로 우상향했습니다. 지난 12일엔 52주 최고가인 3만4350원(종가 기준)을 찍으며 투자자 기대감이 반영됐습니다.
하지만 14일 2화가 공개된 뒤 다음날인 15일 개장 2분 만에 주가는 약 10% 넘게 하락해 3만50원까지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나혼렙' 애니메이션은 지난 7일부터 넷플릭스·티빙·웨이브 등 국내 OTT를 통해 매주 1회씩 공개하고 있습니다.
국내 OTT에 공개된 '나혼렙' 애니메이션 영상 엔딩 크레딧에는 '스튜디오 뿌리'가 삭제됐습니다. 디엔씨미디어 관계자는 "'스튜디오 뿌리'가 '나 혼자만 레벨업' 애니메이션 오프닝 영상 제작에 참여했다"며 "지난해 말 불거진 남성혐오 논란은 국내 이슈이기 때문에 글로벌 배급 크레딧에는 '스튜디오 뿌리'를 삭제하지 않고 내보냈다"고 말했습니다.
유태영 기자 t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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