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LG전자가 전기차 충전기 사업의 소프트웨어(SW) 분야에 해당하는 관제(모니터링·제어) 역량 강화에 나섰습니다. 전기차 충전기인 하드웨어(HW)부터 SW를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 공급업체'로 발돋움 한다는 전략입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기업간거래(B2B) 사업을 담당하는 BS사업본부를 중심으로 전기차 충전기 SW 연구개발(R&D) 인력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BS사업본부는 지난 15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LG그룹 채용 사이트인 'LG커리어스'에서 전기차 충전기 SW 개발 분야 3년 이상의 경력 보유자를 모집 중입니다.
모집 영역은 전기차 충전기와 관련한 웹·애플리케이션(앱) 관제, 앱 SW 및 제어보드 펌웨어(F/W), 윈도우용·안드로이드 앱 개발 등 6개입니다. 특히 웹·앱 관제 서비스 분야는 전기차 충전기 관제를 위한 서비스 설계·개발·출시를 맡고, 실시간 충전 세션 및 충전소 정보, 고장·진단 데이터 수집 솔루션 구축도 담당합니다. 앞서 지난해 5월에도 동일한 분야의 경력 채용을 진행한 바 있습니다.
사진=LG그룹 채용 사이트 'LG커리어스' 캡처
이번 채용은 전기차 충전기와 연동하는 클라우드 기반 통합 관제 솔루션 역량을 키우기 위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LG전자는 전기차 충전기 현황 파악 및 원격 관리, 전략량 데이터 수집 등을 다루는 관제 솔루션 'e-센트릭(Centric)'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를 고도화해 향후 인공지능(AI) 기반의 서비스 도입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회사 관계자는 "관제 솔루션 차별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LG전자는 오는 2030년까지 전기차 충전기 사업을 '조' 단위 사업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입니다.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지난해 7월 "뛰어난 제조 역량과 글로벌 오퍼레이션 및 서비스망, B2B 사업을 통해 확보한 버티컬 고객 네트워크를 통해 전기차 충전사업을 조 단위 사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바 있습니다.
LG전자의 전기차 충전 사업은 지난 2022년 하이버차저(옛 애플망고)를 인수하면서 본격화했습니다. 지난해 5월부터는 급속과 완속 등 총 4종의 충전기를 생산하고 있으며, 같은 해 11월에는 전국 이마트 매장 30여개 점포에 100kW 급속 충전기와 7kW 완속 충전기를 설치했습니다. 올해 1월에는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에 전기차 충전기 생산 공장을 구축하며 북미 시장 공략에도 나섰습니다.
LG전자의 11kW 완속 충전기. 사진=LG전자
LG전자는 단기적으로 '전기차 충전기 판매 사업'자로 진입, 중장기적으로는 관제와 광고 등을 제공하는 '통합 솔루션 사업자'로 거듭난다는 구상입니다. 특히 세계 최대 전기차 충전기 시장인 미국에서는 호텔 TV와 디지털 사이니지 등 B2B 사업을 통해 구축한 영업망을 기반으로 충전 인프라 수요를 적극 공략할 방침입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사업자에게 HW인 충전기와 SW 분야인 관제 솔루션을 모두 갖춘 제조사는 매력적인 선택지"라며 "LG전자는 이를 공략하기 위해 HW와 SW 두 가지 역량 모두의 경쟁력 강화에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습니다.
신지하 기자 a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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