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KT(030200)가 지난 5년간 영업이익을 꾸준히 늘렸지만 동시에 정부 제재를 받은 횟수와 과징금도 함께 불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기간 KT는 정부로부터 41건의 제재를 받았고, 불법 행위에 대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공정거래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등으로부터 총 531억원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받았습니다. 영업 강화 기조 속 명과 암이 교차한 셈인데, 이를 두고 시민사회에선 사회·환경·거버넌스(ESG) 경영 트렌드에 뒤처지는 행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지난 5년간 KT 영업이익은 우상향했습니다. 2018년 1조2615억원이던 영업이익이 5G 초기인 2019년 1조1595억원으로 소폭 줄어들었지만, 2020년 1조1841억원, 2021년 1조6718억원, 2022년 1조6900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습니다. 지난해에는 1조6616억원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5G 가입자가 지속해서 늘어나면서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증가했고, 5G 기지국 건설이 마무리되면서 설비투자(CAPEX) 비용이 줄어든 영향입니다.
서울 종로구 광화문KT 사옥 앞에서 직원들이 이동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다만 KT의 경우 단순히 매출 확대와 비용 축소만으로 실적이 늘어난 것으로 보기는 힘들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과징금 부과를 감수하는 '영업 최우선 정책' 덕분에 세를 확장할 수 있었다는 건데요. 실제로 살펴 보면 KT가 방송통신위원회로부터 받은 제재는 지난 5년간 총 21회에 달하고 제재금액은 390억원에 이릅니다. 이 중 단말기유통법 위반이 총 4회, 제재금액은 298억여원으로 비중이 제일 큽니다. 단말기 판매와 온라인 영업채널 관련 불법 공시지원금을 지급했기 때문입니다. 이용자 이익 침해, 요금제 미고지, 회계규정 위반, 허위 광고 등으로 전기통신사업법을 위반한 건수도 9건에 이릅니다. 제재금액은 90억여원 수준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제재받은 횟수는 2018년부터 2022년까지 총 6회로 조사됐습니다. 입찰 담합, 기업결합관련 규정위반 등 공정거래법 위반을 비롯해 서면계약 지연교부, 계약서 교부의무 위반 등으로 대리점공정화법도 위반했습니다. 개인정보 유출로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제재도 받았습니다. 2021년 11월 정보통신망법 위반으로 5000만원의 벌금을 부과받았습니다. 또한 미 증권거래위원회는 KT에 대해 2022년 2월에 해외부패방지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기도 했는데, 그 결과 KT는 자선 기부금과 임원 상여금, 상품권 구매 등을 통한 방법으로 부적절한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나타났고 벌금 76억원을 부과받았습니다.
KT가 지난 5년간 받은 제재는 41건에 과징금 총 531억원 규모로, 통신3사 중 가장 두드러지는데요. 같은 기간 SK텔레콤이 정부로부터 받은 제재는 총 18회 479억원, LG유플러스는 32회 305억원 수준입니다.
앞서 KT가 ESG 경영을 강조했던 터라 아쉬움이 더욱 크게 느껴지는데요. KT는 2023 ESG 보고서를 통해 건실한 지속성장의 에너지를 쌓을 수 있는 ESG 경영에 나서고, 고객가치를 최우선으로 둬 디지털 혁신을 리딩하겠다고 언급했습니다.
이에 대해 소비자주권시민회의는 "비리, 횡령, 비자금 조성 등 대기업의 불법행위는 해당기업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나아가 국가경제와 소비자에게까지 그 피해가 전가될 수 있다"며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불법행위가 지속되는 상황을 고려할 때 KT는 내부적으로 불법행위를 스스로 차단할 수 있는 자정능력이 있는지 의구심을 갖게 한다"는 평을 내놨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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