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범종 기자] 정부가 게임 아이템 거짓 확률을 단속할 모니터링단의 1차 검증 수단이 '제보'와 '게임 해보기' 등이라고 밝혀, 정밀 검증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는 30일 '모니터링단이 게임 프로그램 내 아이템 공급 확률을 실시간으로 들여다 볼 법적 권한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 권한은 없다"고 답했습니다.
이어 "제보를 통하거나 실제로 게임을 해보는 식으로 모니터링 해서 의심이 가는 경우에는 보고 의무나 자료 제출을 하도록 돼 있다"며 "1차적으로 저희가 검증을 해보고 그게 문제가 될 경우 공정거래위원회와 협업해, 더 심도 있는 조사를 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병극 문화체육관광부 1차관이 지난 2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가진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 문체부ㆍ공정거래위 공동 브리핑에서 게임 산업 관련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이날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와 부처 합동 브리핑을 통해 디지털 권익 보호 방안을 발표했습니다. 문체부 산하 게임물관리위원회는 3월 22일 확률형 아이템 정보 공개 제도 시행에 맞춰, 확률형 아이템 전담 모니터링단을 24명 규모로 설치합니다.
인력은 전원 비정규직으로, 업계 종사 경력과 게임학과 졸업 등을 우선 고려해 채용합니다. 거짓 확률 단속은 확률 정보 모니터링과 1차 검증, 이후 공정위 직권조사 의뢰 순으로 이어집니다. 예산은 16억8800만원입니다.
그런데 모니터링단 활동 근거인 개정 '게임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게임산업법)'에는 이들이 '게임 프로그램 내 아이템 공급 확률을 실시간으로 들여다 볼 권한'이 명시되지 않았습니다. 문체부 역시 이 점을 근거로 1차 검증 수단을 제보와 모니터링단 24명의 직접 게임 해보기 등으로 답한 겁니다.
이날 정부는 게임사와 게이머 간 정보 비대칭 심화를 모니터링단 출범 배경으로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모니터링단과 게임사의 정보 비대칭이 예견된 상황이라 1차 검증 실효성이 의심되고 있습니다.
학계도 우려를 표합니다. 정정원 대구가톨릭대 산학협력교수(한국게임법과정책학회 총무이사)는 "실제로 게임 진행을 경험한다고 해서 공지된 확률의 검증이 가능하다고 하기는 어렵다"며 "무엇보다 사업자의 적극적인 자료 제출 협조 없이 확률 정보의 허위 공개 여부의 판단과 관련해 어떤 형태의 실질적 검증이 가능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범종 기자 smil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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