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한솔 기자] 이태원특별법에 거부권을 행사한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이태원참사 피해자와 유가족들을 위한 지원책을 마련하겠다 밝혔지만 되려 반발심만 키웠다는 지적입니다.
1일 이태원참사 유가족들과 시민단체, 야4당은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이태원참사특별법 거부 윤석열 정권 규탄대회'를 열고 '이태원 참사 특별법'의 조속한 처리를 요구했습니다.
이날 규탄대회에는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과 시민단체, 야4당 의원들이 함께했습니다.
유가족 "특별법, 공정성 위반 호도 말라"
이정민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이태원특별법에 대한 여야합의 불발의 결정적 원인은 특조위원의 추천권 때문"이라면서 "특조위원의 중립성, 공정성이 위반된다는 가식적인 핑계로 여론을 호도하지 말라"고 지적했습니다.
1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유가족·야4당·시민사회 공동 주최로 열린 10.29이태원참사 특별법 거부 규탄대회에서 더불어민주당 홍익표 원내대표가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그러면서 "이태원특별법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윤 대통령은 분열과 혐오의 정치, 갈라치기와 이념의 정치, 말과 행동이 다른 정치로 고통받는 국민들에게 대답하라"고 촉구했습니다.
이지현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윤대통령은 그동안 진심 어린 사과 한마디 없었고, 오직 진상규명이 우선이라고 목놓아 외치는 유가족의 요구를 가장 모욕적인 방법으로 묵살했다"면서 "사회적 참사의 진상규명이라는 국가의 책임과 의무를 거부한 정부와 윤대통령은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고 외쳤습니다.
정치권에서도 윤정부에 대한 규탄은 이어졌습니다. 윤정권이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정쟁으로 여긴다고 비판하며 진상규명을 위해 특별법을 살려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거부권을 쓴 대통령은 유가족과 국민을 두 번 모욕했는데, 마치 유가족과 희생자가 돈 몇 푼 바라는 것으로 매도했다"며 "윤정부와 여당에 경고한다. 거부권을 통해 자신들의 의도가 성공한 듯, 자신의 뜻이 관철된 것처럼 느낄 수 있겠지만 역사는 원하는대로 흐르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태원참사특별법, 2월 재추진
용혜인 기본소득당 상임대표는 "다시 국회의 시간이 왔다. 무고한 대통령의 거부따위에 진상규명이라는 과업이 흔들리지 않도록 총선 전 반드시 재의결해야 한다"면서 "이태원특별법은 한마음으로 국회가 만든 법인 만큼 빠르게 공포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앞서 이태원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이태원참사특별법'은 지난달 9일 민주당의 주도로 국회를 통과했습니다. 그러나 윤대통령이 30일 거부권을 행사했고, 이에 따라 이태원특별법은 국회로 되돌아갔습니다. 야당은 2월 내 특별법 재표결하겠다고 밝혔지만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재의결을 위해서는 재적의원 과반출석에 출석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데, 국민의힘 반대가 완강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특별법은 변수가 없다면 21대 국회에서 폐기절차를 밟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에 민주당은 이태원특별법이 폐기될 경우 22대 국회에서 재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홍 민주당 원내대표는 "재의결해도 부결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22대 국회에서 다시 추진할 생각"이라고 전했습니다.
이태원참사 유가족들은 3일 오후 2시 서울 분향소 앞에서 용산까지 '국민의힘, 윤석열 정권 심판 대행진'을 예고했습니다.
1일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이태원 참사 유가족·야4당·시민사회 공동 주최로 10.29이태원참사 특별법 거부 규탄대회가 열렸다. (사진=박한솔 기자)
박한솔 기자 hs696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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