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 기자] 정부의 의대 2000명 증원이 확정되면서 의대생들의 휴학계 수리 요구도 늘고 있습니다. 전면 백지화 입장을 굽히지 않는 의대생들의 휴학이 전체의 절반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25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 24일까지 유효 휴학 신청건수는 전체 의대생의 1만8793명의 48.5%인 9109명입니다.
지난 17일까지 7594명(40.4%)에 비춰보면 일주일 사이 유효 휴학계 제출은 1515명(8.1%) 증가한 것입니다.
여전히 8개 학교에서는 수업거부가 진행중입니다. 의대생들의 집단행동으로 학사일정 파행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습니다.
지난 20일 서울의 한 의대 강의실 모습. (사진=뉴시스)
교육부, 2000명 정원 후속절차 착수
교육부는 학부모 동의나 학과장 서명 같은 학칙에 따른 절차를 지켜 유효 휴학에 해당하더라도, 정부 정책에 반하는 집단휴학의 경우 승인을 불허하고 있습니다.
교육부는 지난주 전국 의대별 2000명 증원분 배정을 확정지은 데 이어 구체적인 시설·인력 지원을 위한 수요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교육부는 이번주 중 각 대학에 공문을 보내 구체적인 융자 규모를 파악해 대학별 지원규모를 확정지을 방침입니다.
교육부 관계자는 “우려를 불식시키고 교육의 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재정 지원을 하겠다”며 “의대생들이 복귀만 한다면 학사 운영에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의대협이 25일 발표한 대정부 요구안. (사진=의대협)
"행정소송 불사, 휴학계 수리 요구"
의대생들은 이에 반발해 정책 백지화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전국 40개 의대 학생 대표 단체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은 휴학계 수리를 요구하며 의료 정책을 논의할 의정 합의체 구성을 촉구했습니다.
의대협은 “모든 단위가 휴학계 수리를 요청하고, 수리되지 않는 단위는 행정소송도 불사한다”며 “의정 양측은 중대한 의료 정책을 조속히 논하기 위한 의정 동수의 합의체를 구성해 법제화된 보건의료 거버넌스를 구축하고, 현 의료의 문제에 대한 과학적인 원인 분석 및 해결을 위해 책임을 다하라”는 내용의 대정부 요구안을 공개했습니다.
의대협이 발표한 대정부 요구안에는 △정부 대국민 사과 △의료사고 특수성 인정 △합리적 수가 체계 제도적 장치 마련 △의료전달체계 확립 대안 제시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논의 △휴학계 공권력 남용 철회 등이 포함됐습니다.
의대생들의 집단행동이 장기화되면서 해외여행이나 군 입대 등으로 학업 복귀를 포기하는 사례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의대협이 병역 의무가 있는 남성 의대생을 대상으로 군 휴학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 516명 중 49%(252명)가 올 8월까지 현역 병사로 입대할 계획이라고 답했습니다. 의대생은 전공의나 공보의로 지원할 수 있지만, 이를 포기하고 현역병을 택하는 셈입니다.
노환규 전 의협 회장은 SNS를 통해 “빨리 복귀하고 싶어 하거나 복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은 거의 없는 것 같다. 1년 휴학은 당연시하는 분위기”라며 “A군은 ‘일주일간 유럽여행을 다녀왔다’며 ‘돌아갈 의욕이 없고 어떻게 될지에 대한 생각도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전했습니다.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진규 온라인뉴스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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