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오세은 기자] 지난해 세계 각국에서 전기차 수요 증가세가 주춤하면서 이제 막 전기차 충전기 사업에 첫 발을 뗀 LG전자의 실적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습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전기차 산업에서 부동 1위인 테슬라가 최근 구조 조정에 들어가면서 전기차 업계의 혹한기가 본격 시작됐음이 감지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성장률은 올해 1641만2000대로 16.6% 성장률이 전망되는데, 이는 전년 성장률(33.5%) 절반에 그치는 셈입니다. 이 조사업체는 지난 2022년에는 57% 성장률을 예측했습니다.
전기차 선호도도 하락세입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JD파워의 전기차 선호도 조사에서 전기차 구매를 고려하고 있는 소비자 비율은 작년 10월 29.2%에서 올해 1월 25.6%로 하락했습니다. 전기차 충전기 공장에서 첫 제품을 이제 막 생산하기 시작한 LG전자에게 유리한 시장 상황은 아닌 셈입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전기차 시장 둔화와 초기 투자비용 등으로 전기차 충전기 사업을 담당하는 LG전자의 비즈니스솔루션(BS)사업본부 실적 역시 좋지 않습니다. 이 사업본부의 지난해 4개 분기 실적을 보면, 1분기(657억원)와 2분기(26억원)를 제외한 3, 4분기는 각각 205억원, 89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습니다.
공교롭게도 회사가 작년 5월 자회사 하이비차저 평택공장에서 전기차 충전기를 처음으로 생산한 기점으로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회사 측은 “초기 투자비용이 들어갔고 이를 상쇄하는 수익성이 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고 설명했습니다.
LG전자는 지난 2022년 전기차 충전기 핵심기술을 보유한 애플망고(현 하이비차저)를 인수, 이듬해 5월부터 이 회사가 기존 보유한 평택공장에서 전기차 충전기 생산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1월부터는 LG전자 미국 텍사스주 포트워스 충전기 공장을 본격 가동했습니다.
BS사업본부는 기업간거래(B2B) 사업으로 사이니지(상업용 디스플레이), 노트북, 전기차 충전기 등을 담당하는데 캐시카우는 사이니지로 매출 비중이 가장 높습니다. 반면, 전기차 충전기 매출 비중은 한 자릿수로 현재까지 적자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회사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기차 충전기 인프라 시장 성장이 큰 만큼, 2030년까지 전기차 충전기 사업에서 매출 1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입니다. 독일 컨설팅업체 롤랜드버거에 따르면지 지난해 550억달러(약 75조원)였던 글로벌 전기차 충전기 인프라 시장은 2030년 3250억달러(약 448조원) 규모로 약 6배 성장이 전망되고 있습니다.
업계 관계자 “지금 당장은 전기차 수요가 둔화하는 흐름을 보이지만 전기차 시대 도래는 피할 수 없어 장기적인 관점에서 전기차 충전소 시장 전망도 밝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지난 3월 6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리는 'EV트렌드코리아'에서 LG전자가 주택, 공공 주차장, 충전소 등 다양한 공간에 최적화한 전기차 충전 솔루션을 선보였다. 모델이 24형 터치 스크린이 탑재된 LG전자의 200kW 급속 충전기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오세은 기자 os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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