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지은 기자] 유무선 통신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었지만
SK텔레콤(017670)은 1분기 매출 확대를 이뤘습니다. 코로나19에 타격을 받았던 로밍이용자 수가 큰 폭으로 늘어났고, 엔터프라이즈 사업을 중심으로 한 B2B 매출이 확장세에 접어든 영향인데요. 다만 마케팅비용을 줄이는 긴축경영에 나섰음에도 영업이익은 제자리걸음을 하는 데 그쳤습니다. 정부의 통신비 부담 완화 정책 일환으로 5G 요금제가 세분화되면서 가입자당평균매출(ARPU)이 감소했고, 설비투자(CAPEX)도 소폭 늘어난 영향으로 분석됩니다.
SK텔레콤은 8일 1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통신3사 중 가장 먼저 실적 포문을 열었는데요. 1분기 매출은 4조4746억원으로 1년 전 대비 2.34% 늘어났고, 영업이익은 4985억원으로 0.75% 증가했습니다.
SK텔레콤 사옥. (사진=뉴스토마토)
매출을 견인한 요소로는 코로나로 타격받았던 로밍부문의 정상화, B2B 부문 매출 증가 등이 꼽히는데요.
1분기 로밍 이용자 수는 139만명을 기록하며, 지난해 1분기 89만5000명 대비 55% 늘어났습니다. 유무선 서비스의 가입자 순증도 이어졌습니다. 1분기 말 기준 5G 가입자 1593만명을 기록했는데요. 전체 핸드셋 가입자 기준 70%를 차지하는 규모입니다. 유료방송 가입자는 959만명, 초고속 인터넷 699만명을 확보했습니다.
B2B부문의 매출 성장도 이어졌습니다. 데이터센터 매출이 5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4% 증가했고, 클라우드 매출도 350억원으로 39% 늘어났습니다. 데이터센터 가동률이 상승하고, 클라우드 수주가 증가하면서 엔터프라이즈 매출도 성장세를 이어갔습니다. 지난해 1분기 3820억원이던 매출 규모는 4154억원으로 늘어났습니다. SK텔레콤은 인공지능(AI)와 결합해 해당 매출을 확대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는데요. AI 동시 통역 솔루션 트랜스토커와 같은 혁신 제품을 지속 발굴해 B2B 사업의 중심축으로 육성한다는 계획입니다. 수요가 커지고 있는 데이터센터도 AI 데이터센터로 진화를 꾀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매출원들이 생겨났지만, 수익성 부문은 지난해 수준을 유지했는데요. 특히 SK텔레콤은 별도기준으로 마케팅비용을 7194억원 집행하며, 전년 동기 대비 5% 줄이기까지 했습니다. 지난해 1분기에는 영업이익이 1년전 보다 14.4% 성장을 이룬 것과도 대비되는 모습입니다.
이는 정부의 통신비 부담 완화 정책에 따라 중저가 5G 요금제 출시가 확대된 영향으로 볼 수 있습니다. ARPU도 꾸준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데요. 알뜰폰(MVNO) 회선을 제외한 이동통신(MNO)의 1분기 ARPU는 2만9239원을 기록했습니다. 지난해 1분기 3만101원 대비 2.9% 감소했습니다. 통신3사 중 SK텔레콤은 가장 많은 회선수를 보유하고 있죠. 이는 ARPU 감소에 따라 수익성이 민감하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CAPEX가 늘어난 점도 수익성을 낮추는 요인으로 지목됩니다.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의 합산 CAPEX가 지난해 1분기 2120억원이었지만, 올해 1분기에는 3170억원이 집행됐습니다. 데이터센터 등으로 비용 집행이 늘어난 까닭입니다.
SK텔레콤은 올해 AI로 체질개선을 통해 기업가치 제고를 이룬다는 방침입니다. 다음달에는 통신사업에 특화된 텔코 초거대언어모델(LLM)을 개발해 사업모델을 확대하는 한편, AI 개인비서인 에이닷은 킬러서비스를 지속 추가한다는 계획입니다. 김양섭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견고한 유무선 기반을 더욱 공고히 하고, 수익성·효율성 등 기업체질 개선과 구체적인 AI 성과 창출에 주력해 기업가치 제고를 이뤄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지은 기자 jieun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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