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국민 절반 이상은 현 대통령의 임기를 단축하고, 대통령 4년 중임제로 개헌하는 것에 대해 찬성 의사를 보였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핵심 지지 기반인 영남에서조차 "찬성한다"는 응답이 절반을 차지하며 현 대통령 임기 단축에 공감했습니다.
4일 공표된 <미디어토마토> 135차 정기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 응답자의 55.5%는 '다음 대통령선거를 2년 뒤에 있을 지방선거와 함께 실시할 수 있도록 현 대통령의 임기를 1년 단축하고, 지금의 대통령 5년 단임제를 4년 중임제로 개헌하는 것에 대한 찬반'을 묻는 질문에 "찬성한다"고 답했습니다. "반대한다"는 응답은 33.2%였습니다. "잘 모르겠다"며 응답을 유보한 층은 11.3%였습니다.
이번 조사는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1일부터 2일까지 이틀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08명을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입니다. 휴대전화 가상번호(안심번호)를 활용한 무선 ARS(자동응답)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5.9%로 집계됐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야권은 22대 국회에서 '대통령 임기 단축'을 포함한 개헌 의지를 밝혔습니다. 윤 대통령의 임기를 1년 줄여 2026년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를 동시에 실시하고, 대통령 4년 중임제 개헌을 추진하자는 것이 핵심입니다.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청산하는 권력구조 개편과 함께, 단임제에서 중임제로의 전환을 통해 안정적인 국정 운영과 정책 연속성을 보장하자는 내용입니다. 4년 중임제 개헌은 앞서 정권마다 제시됐던 화두이기도 합니다. 다만, 여야의 이해 앞에 정쟁만 낳으며 흐지부지 됐습니다.
야권에선 조국혁신당이 윤 대통령의 임기 단축을 전제로 한 개헌 논의에 가장 적극적입니다. 조국 대표는 지난달 17일 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 단축에 동의하고 우리가 말하는 개헌에 동의한다면 지금까지의 국정운영 실패, 무능, 무책임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헌법을 바꿨다는 점에서 기여한 대통령으로 역사에 남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도 지난달 30일 한 라디오에 출연해 "국면을 리드하기 위해서는 대통령이 임기 단축 개헌도 고민해봐야 한다"고 거들었습니다.
영남마저 절반 이상 "찬성"
조사 결과를 연령별로 보면 현 대통령의 임기를 단축하고 4년 중임제 개헌을 추진하는 것에 대해 70세 이상에서만 반대 의견이 앞섰습니다. 20대 찬성 52.2% 대 반대 29.3%, 30대 찬성 57.7% 대 반대 33.5%, 40대 찬성 69.4% 대 반대 24.0%, 50대 찬성 64.9% 대 반대 25.7%로, 찬성 응답이 우세했습니다. 60대도 찬성 48.8% 대 반대 40.9%로, 찬성 응답이 절반에 달했습니다. 반면 70세 이상에선 찬성 35.5% 대 반대 49.3%로, 모든 연령 중 유일하게 반대 응답이 앞섰습니다.
지역별로 보면 영남을 포함해 모든 지역에서 찬성한다는 응답이 우세했습니다. 서울 찬성 45.5% 대 반대 37.2%, 경기·인천 찬성 57.6% 대 반대 31.9%, 대전·충청·세종 찬성 58.9% 대 반대 36.1%, 광주·전라 찬성 69.4% 대 반대 23.1%, 강원·제주 찬성 66.1% 대 반대 24.7%였습니다. 보수진영의 강세지역인 영남에서도 찬성 응답이 높게 나왔습니다. 대구·경북(TK) 찬성 51.0% 대 반대 36.1%, 부산·울산·경남(PK) 찬성 52.0% 대 반대 36.2%였습니다.
지난달 30일 국회의사당에 개원 축하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뉴시스)
중도층 61.0% "임기 단축 개헌 찬성"
정치성향별로 보면 민심의 풍향계로 읽히는 중도층 60% 이상이 현 대통령의 임기 단축과 4년 중임제 개헌에 찬성했습니다. 중도층 찬성 61.0% 대 반대 25.9%였습니다. 진보층은 찬성 71.5% 대 반대 20.3%로, 찬성 응답이 압도했습니다. 보수층에선 찬성 34.1% 대 반대 54.7%로, 반대 응답이 앞섰습니다.
지지 정당별로 보면 국민의힘 지지층 찬성 19.1% 대 반대 71.2%, 민주당 지지층 찬성 74.1% 대 반대 15.7%로, 현 대통령 임기 단축 개헌에 대한 찬반 의견이 확연히 갈렸습니다.
한편 이번 조사는 2024년 4월 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를 기준으로 성별·연령별·지역별 가중값을 산출했고 셀가중을 적용했습니다. 그 밖의 자세한 조사개요와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나 서치통 홈페이지(www.searchtong.com/Home)를 참조하면 됩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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