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규하 기자] 한국·미국 중앙정부 간 협력을 통해 태평양 횡단의 '녹색해운항로'가 구축됩니다. 부산항과 시애틀항 사이를 1년 간 무탄소연료로 운항할 경우 자동차 약 3만2000여대의 연간 탄소배출량에 상당하는 탄소 저감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특히 친환경 수소·암모니아 시장 공급망 구축을 추진 중인 호주를 비롯해 싱가포르, 덴마크 등 주요 해운국과 녹색해운항로의 확대·연계도 추진합니다.
해양수산부는 제29회 국무회의를 통해 국제해운 탈탄소화 선도와 국익 창출을 위한 '글로벌 녹색해운항로 추진전략'을 2일 보고했습니다.
지난 1일 부산 남구 신선대부두에서 컨테이너 선적 및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녹색해운항로는 무탄소 연료 또는 친환경 기술을 활용해 해상운송 전과정의 탄소배출이 없는 항로를 의미합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탄소규제 강화에 따라 친환경 해운?조선 산업을 주도하려는 국가는 주요 핵심 정책 수단이 되고 있습니다.
국내 조선소 수주 선박의 78% 이상은 친환경선박으로 건조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로테르담, 상하이, 싱가포르 등 주요 거점 항만을 중심으로 전세계 총 44개의 녹색해운항로 구축 협력이 발표되는 등 해운·항만 탈탄소화 선도 경쟁도 심화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우리나라도 지난 2022년 제27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한·미 녹색해운항로 구축 협력을 발표한 후 사전 타당성 조사를 통해 부산·울산항과 미국 시애틀·타코마 항 간 컨테이너선 항로, 자동차운반선 항로를 '예비 녹색해운항로'로 선정한 바 있습니다.
올해에는 두 개 항로에 대한 기술적, 제도적, 경제적 타당성 분석을 통해 세부 로드맵을 수립할 계획입니다. 내년부터는 친환경 연료공급 기술 등에 대한 연구개발사업(R&D) 수행과 민·관 합동 실증을 추진합니다.
오는 2027년부터는 녹색해운항로를 운영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해수부는 친환경 수소·암모니아 시장 공급망 구축을 추진 중인 호주와 녹색해운항로 공식 협력 방안을 발표하고 내년부터 공동연구에 착수할 예정입니다.
또 아시아 주요 허브항만 국가인 싱가포르와는 내년 한국·싱가포르 수교 50주년을 계기로 유럽을 잇는 '메가 녹색해운항로' 구축을 추진합니다.
대표적 해양기술 강국인 덴마크와는 기술협력 양해각서(MOU) 체결, 연구기관 간 교류를 통해 무탄소 선박 실증·보급 확산 등 친환경 선박 기술협력을 강화해 나갈 예정입니다.
이 밖에 그린 메탄올, 그린 암모니아에 대한 친환경연료 공급·실증과 개도국 대상의 한국형 녹색해운항로 솔루션 등 국제협력도 강화합니다.
남창섭 해수부 해사안전국 과장은 "한·미 간 녹색해운항로 운영이 본격화돼 컨테이너 선박 한 척이 부산항과 시애틀항 사이(부산항·미 북서부 항만 간 8개 정기노선, 투입선박 50척 기준)를 1년 동안 그린 메탄올, 그린 암모니아 등 무탄소연료로 운항하는 것을 가정할 때, 자동차 약 3만2000여대의 연간 탄소배출량에 상당하는 탄소를 저감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된다"고 설명했습니다.
강도형 해수부 장관은 "녹색해운항로는 범지구적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핵심 이행수단이자 글로벌 해운시장 재편의 열쇠"라며 "2050년 국제해운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선도적인 대응과 함께 우리나라 해운·조선 산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기 위해 글로벌 녹색해운항로를 촘촘하게 만들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세종=이규하 기자 jud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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