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송정은 기자] 정부가 지난 8일 대규모 주택공급확대방안을 내놓은 가운데 도심 내 공급확대를 위한 도시정비사업 규제 완화책에 대해 꽤나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옵니다. 재건축과 재개발 사업 속도를 높이기 위해 자금 지원은 물론 절차 간소화 등 다양한 규제 완화책을 담았는데요. 서울과 수도권의 노후단지 거주민들과 1기 신도시 주민, 각 정비사업 조합원들은 이번 발표안을 반기는 모습입니다.
업계와 전문가들은 도시정비사업 속도를 늦추는 각종 행정 절차를 간소화한 부분에 대해 높이 평가하면서도, 실제 도시정비사업 좌초를 야기하는 공사비 상승, 고금리 등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여전히 어렵다는 지적을 하고 있습니다.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공사 현장. (사진=뉴스토마토)
재정비사업 규제 대폭 완화…'파격적' 평가 속 조합 등 '환영'
12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는 8일 오후 최상목 경제부총리 주재로 열린 부동산관계장관회의를 열고 '국민주거 안정을 위한 주택공급 확대방안'을 발표했습니다. 공급대책에는 재건축·재개발 사업 기간을 단축해 도심 내 아파트 공급을 큰 폭으로 늘리기 위한 각종 방안이 담겼습니다.
이른바 '재개발·재건축 촉진법'을 제정해 ▲기본계획·정비계획 동시 처리 ▲사업시행계획·관리처분계획 동시 수립 ▲사업시행·관리처분 일괄 인가 등을 추진해 사업 절차를 간소화합니다. 촉진법이 적용되면 사업 절차를 통합·동시 진행하고 행정청 인가도 한꺼번에 내리면서 14~15년까지 걸리는 재건축·재개발 사업 기간을 5~6년가량 단축할 수 있다는 게 국토부 설명입니다.
3년 한시적으로 용적률과 임대주택 비율 등 각종 규제도 완화합니다. 역세권 정비사업의 경우 법적 상한의 1.3배, 일반 정비사업의 경우 1.1배까지 추가 허용하는데요. 3종 주거지역 기준 역세권은 390%까지, 일반은 330%까지 용적률이 늘어나게 됩니다.
1기 신도시의 한 재건축 추진위원회 관계자는 "재건축과 재개발 사업 속도를 올리는 것은 정부가 추진하는 42만호+α 건설 목표에 가장 빨리 도달하는 방법"이라며 "사업성이 떨어지는 단지도 속도를 끌어올리자는 이유로 신탁방식을 울며 겨자먹기로 선택하는 경우가 있었는데, 이번 정책은 정부당국이 정책적으로 길을 터준 셈이라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습니다.
서울 시내 한 아파트 공사 현장. (사진=송정은 기자)
실제 정비사업 걸림돌 고금리·공사비 인상 관련 대책 '부족'
다만 전문가들은 도시정비사업의 속도가 늦어지거나 좌초되는 경우가 행정적 절차때문이라기 보다는 장기화되는 고금리와 건자재 가격 인상에 따른 공사비 상승이 원인인 경우가 많기에 현실적인 보완 대책도 함께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송승현 도시와 경제 대표는 "행정적인 걸림돌들을 제거해 속도를 빠르게 올릴 수 있다는 측면에서는 긍정적"이라면서도 "공사비 상승과 건설불황 문제는 정책적으로 해결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로인해 널뛰는 주택가격을 안정화 시키는 것도 갈 길이 멀다. 정비사업 속도 제고에는 도움이 될 수 있지만 공사 현장의 현실적인 이슈를 해결할 수 있는 상세한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송정은 기자 johnnys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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