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토마토]한국토지신탁, 투자 잘못했나…'지분법손실'로 2년째 적자 위기
키스톤에코프라임스타·에코프라임마린 사모펀드 통해 동부건설·HJ중공업 투자
동부건설 -801억원·HJ중공업 272억원 순손실…한국토지신탁에 517억원 지분법손실 반영
정비사업·리츠 부문 성장으로 '별도 기준' 실적은 견조한 상승세
2024-08-23 06:00:00 2024-08-23 06:00:00
이 기사는 2024년 08월 20일 17:37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한국토지신탁(034830)이 올 상반기 본업인 신탁사업 수익성 개선을 이뤄냈음에도 순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회사가 최대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펀드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하면서 지분법손실이 반영된 결과다. 이에 지난해 한차례 당기 순손실을 기록한 한국토지신탁의 올해 당기순손익 전망 역시 비관적인 상황이다.
 

서울 강남구 소재 한국토지신탁 사옥 전경.(사진=한국토지신탁)
 
영업이익 196억원에도…반기순손실 517억원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토지신탁은 올해 상반기 별도 기준 영업수익(매출) 885억원, 영업이익 284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상반기(매출 802억원, 영업이익 203억원)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성장했다. 반기순이익 역시 같은 기간 164억원에서 250억원으로 52.4% 증가했다.
 
그러나 연결 손익계산서를 보면 회사의 실적은 크게 달라진다. 한국토지신탁은 올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은 958억원, 영업이익은 19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별도 기준 대비 73억원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은 92억원 감소했다. 연결 기업들의 영업이익은 거의 발생하지 않은 반면, 이자비용과 판매비·관리비가 늘어난 영향이다.
 
특히 한국토지신탁은 올 상반기 지분법투자주식평가손실(이하 지분법손실) 517억원을 기록했다. 2분기에만 431억원의 손실을 봤다. 여기에 법인세(83억원)까지 차감한 회사의 당기순손실은 211억원으로 전년 동기(-157억원)보다 손실 폭이 확대됐다. 키스톤에코프라임스타 기업재무안정사모투자합자회사(이하 키스톤에코프라임) 444억원, 에코프라임마린 기업재무안정사모투자합자회사(이하 에코프라임마린) 81억원 등 투자한 사모펀드에서 지분법손실이 각각 발생한 영향이 크다.
 
한국토지신탁은 올해 6월 기준 키스톤에코프라임 지분 87.0%, 에코프라임마린 지분 90.3%를 각각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키스톤에코프라임은 동부건설(005960)의 지분 56.4%를 보유하고 있다. 또 지난 2021년 HJ중공업(097230)(당시 한진중공업) 인수를 위해 한국토지신탁은 에코프라임마린에 850억원을 투자했고, 똑같이 850억원을 투자한 동부건설과 함께 설립한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 유한회사가 HJ중공업의 지분 66.8%를 보유하고 있다. 지배구조의 사실상 최하단에 위치한 HJ중공업의 실적이 에코프라임마린퍼시픽, 에코프라임마린, 동부건설, 키스톤에코프라임, 한국토지신탁에 차례로 반영되는 구조다.
 
동부건설·HJ중공업 손실 영향…신탁사업은 '선전'
 
올 상반기 동부건설의 손실이 한국토지신탁 지분법손익에 가장 큰 영향을 끼쳤다. 동부건설은 상반기 연결 기준 영업손실 587억원, 반기순손실 80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8642억원)을 넘어선 매출원가(8662억원) 뿐 아니라 전년 동기 8877억원이던 매출이 8642억원으로 약 200억원 감소했고, 100억원 가량 늘어난 판매비·관리비도 손실을 키웠다. 인건비와 지급수수료 등이 전년 대비 증가했고, 51억원 규모 대손상각비도 더해졌다.
 
HJ중공업 역시 지난해 상반기(영업손실 862억원, 반기순손실 1041억원) 대비 손실폭을 크게 줄였지만, 여전히 손실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회사는 올 들어 영업손실 276억원, 반기순손실 272억원을 기록했다.
 
 
펀드 투자를 통해 보유한 두 건설사와 달리 한국토지신탁의 자체 실적은 개선세를 보이고 있다. 매출과 영업이익, 반기순이익 모두 지난해 상반기 기록치를 상회했다.
 
박세라 신영증권(001720) 연구원은 “부동산신탁사 정비사업 수탁 시장 점유율 1위로서 올해 6개 현장의 분양이 예정돼 있다. 정비사업 신탁보수가 본격적으로 영업수익에 반영될 것”이라며 “신탁업계 최대 리스크로 지목받은 책임준공형 관리형 신탁 계약은 단 2건에 불과해 관련 위험도 적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6월 말 기준 한국토지신탁이 책임준공의무 부담을 약정한 사업장은 경기 구리시 생활형숙박시설과 경기 안양시 오피스텔 등 2건으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규모는 788억원이다. 다만 두 사업지 모두 본PF 전환에 성공했기에 관련 리스크는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동부건설과 HJ중공업의 손실로 인한 한국토지신탁의 연결 순손실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토지신탁은 지난해 연결 기준 당기순손실 76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에도 지분법손실로 인한 211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한 탓에 하반기 극적인 턴어라운드를 달성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워 보인다.
 
한국토지신탁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정비사업과 리츠(REITs) 부문 매출 성장세로 별도 실적은 견조한 성장을 이뤄냈다. 다만 당사가 유한책임투자자(LP)로 참여한 건설사들의 원가 상승으로 인한 지분법손실을 기록한 것은 사실”이라며 “장기적 관점에서 진행한 펀드 투자이기 때문에 향후 건설·부동산 업황이 완화된다면 지분법이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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