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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9월 11일 16:46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생존을 위한 건설사들의 자회사 포트폴리오 조정이 시작됐다. 쉽지 않은 건설경기 속에서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들의 매각과 편입 등을 통해 건설사 경쟁력을 높이려는 행보가 포착되고 있다. 사업다각화를 위해 공격적으로 전개한 신사업을 정리하고, 재무건전성 개선을 위해 ‘알짜 자회사’ 매각에 나서는 등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IB토마토>는 최근 자회사 매각·편입을 시도 중인 건설사들의 사례를 짚어보려 한다.(편집자주)
[IB토마토 권성중 기자] SK에코플랜트가 기업공개(IPO)를 위한 기업가치 극대화 일환으로 자회사 포트폴리오를 조정하고 있다. SK그룹 내 ‘알짜 계열사’들을 자회사로 편입하는 한편, 사업 효율화를 위한 지분 매각 작업도 진행 중이다.
SK에코플랜트 사옥.(사진=SK에코플랜트)
미국 어센드 엘리먼츠 지분 매각…500억원 차익 실현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최근 미국 어센드 엘리먼츠(Ascend Elements)의 주식 922만3555주(지분 7.7%)를 SKS 프라이빗에쿼티(PE)에 9823만 달러(약 1316억원)에 매각했다.
미국의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전문기업인 어센드 엘리먼츠는 북미지역 유수의 전기차 제조사 등으로부터 수 건의 사업을 수주해 기업가치를 키우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022년부터 어센드 엘리먼트에 총 6084만 달러(약 817억원)를 투자한 바 있다. 다만, 현재 북미지역에서 SK에코플랜트의 또 다른 자회사인 SK테스와 사업 영역이 중복되면서 어센드 엘리먼츠의 지분 매각을 결정했다는 설명이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IB토마토>와의 인터뷰에서 “SK테스는 현재 북미지역에 5개 거점을 두고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어 이 지역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이 필요했다”면서 “폐배터리 등으로부터 광물을 추출하고, 전구체 생산이 가능한 어센드 엘리먼츠에 많은 투자가 몰리면서 기업가치가 상승해 투자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점 역시 매력적이었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SK에코플랜트는 이번 매각을 계기로 리사이클링 사업의 포트폴리오 효율화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SK테스를 중심으로 인공지능(AI) 수요 증가에 대응해 IT자산처분서비스(ITAD)를 육성하고, 어센드 엘리먼츠가 영위하던 폐배터리 리사이클링 사업은 SK테스의 글로벌 거점을 중심으로 시장 선점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 2022년 싱가포르 소재 전자·전기 폐기물 처리업체인 테스(TES)를 지배하는 에코프런티어(Eco Frontier)를 4206억원에 인수하며 에코프런티어의 지분 78.63%를 확보했다. 이후 SK테스로 사명을 변경한 뒤 현재는 미국과 유럽, 아시아 등 23개국에 거점을 두고 전세계 시장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현재 미국 시애틀, 애틀랜타, 프레더릭스, 라스베이거스 등 총 4곳에 공장을 건설해 운영 중이며, 5개의 거점을 바탕으로 사업을 진행 중이다.
'밸류 극대화' 위한 리밸런싱 지속…IPO 준비 문제없나
SK그룹은 올 하반기 들어 진행한 그룹 계열사 재편 과정 속에서 SK에코플랜트의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그룹의 알짜 계열사를 SK에코플랜트 자회사로 편입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홍콩 소재 반도체 가공·유통 기업인 에센코어, 산업용 가스 기업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 등 두 곳이다. 에센코어는
SK(003600) 산하,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는 SK머티리얼즈 산하에 있는 자회사인데, 주식교환을 통해 SK에코플랜트가 넘겨 받았다.
이달 2일 SK에코플랜트는 임시주주총회에서 두 기업에 대한 포괄적 주식교환 안건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두 기업은 오는 11월1일 SK에코플랜트의 자회사로 편입이 완료될 예정이다.
에센코어는 지난해 별도 기준 590억원,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는 653억원의 영업이익을 각각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은 7.2%, 25.3%에 달했다. 반면 같은 기간 SK에코플랜트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률은 1.9%, 영업이익은 1745억원을 기록했다. 에센코어와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의 자회사 편입으로 올해 4분기부터 SK에코플랜트의 연결 실적이 크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에센코어는 SK테스와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는 SK에코플랜트와 각각 사업적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오는 2026년까지 IPO를 완료하겠다는 목표를 설정했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싱장을 위해선 최근 사업연도 매출액 1000억원 이상, 3년 평균 700억원 이상을 기록해야 하고 최근 사업연도에 영업이익과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이익, 당기순이익을 각각 실현해야 한다. 회사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8조9250억원, 영업이익 1745억원을 기록했지만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이익 808억원, 당기순손실 336억원을 기록하며 해당 요건을 채우지 못했다.
올해 상반기의 경우 매출 4조2669억원, 영업이익 1263억원, 법인세차감전계속사업이익1722억원, 반기순이익 1028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개선된 실적을 기록했다. 올 하반기에도 이 같은 실적이 이어진다면 내년께 IPO를 위한 상장 요건은 갖춰질 것으로 전망된다.
권성중 기자 kwon8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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