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이 일어날지 확정적으로 알고 있는 경우를 우린 '확실성'이라고 말합니다. 반면 완전하게 알 수 없고 어떤 일이 발생할 가능성을 명확히 알 수 없을 때 '불확실성'이라고 표현하죠.
불확실성은 부분적 파편적 관찰과 정보 한계로 발생할 수 있고 수많은 분야별 추측 통계의 오류로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불확실성은 무지함에서도 기인합니다. 무지함이란 '슬기나 지혜가 없다'와 '보통보다 훨씬 정도에 지나치다'는 뜻도 있지만 흔히 '아는 것이 없다'는 걸 의미합니다.
나라님들에게 맡긴 민생이 어디로 가는 건지. 임기가 절반을 지난 시점, 국무회의에서 느닷없이 튀어나온 전 정권 탓 발언을 듣고 있으니 한숨만 나오더군요.
'지난 정부 400조원 이상의 국가 채무' 발언. 문재인 정부 5년의 국가채무(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채무를 합친 D1) 증가액이 정말 407.2조원일까요. 2017년 5월~2022년 5월 정권 교체기를 정확히 가르면 343.8조원입니다.
더욱이 코로나19 위기 상황인 2년의 국가채무 증가분인 240조원의 쓰임새는 민생경제를 위한 숨통이 아니었나요. 정부 재정은 일반적인 가계 재정과는 다릅니다. 민생경제가 어려울 때 적극적으로 써야할 국가 재정의 역할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하지만 현 정부의 국정 운영은 어떤가요. 민생경제도 난관, 정부 재정 상태도 난제로 불확실성을 부르는 건 오히려 나라님들 같습니다.
되레 '3년차' 윤 정부의 적자국채 증가 폭이 전 정부 때보다 1.5배 크다는 분석은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요. 지난 정부 3년차(2018~2020년)의 적자국채 증가 폭은 152조원. 현 정부의 예산 시작 시점인 2023년부터 내년까지 적자국채 증가 폭은 224조원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적자국채는 재정 적자를 메우기 위한 것으로 국민 혈세로 갚아야하는 돈입니다.
더욱이 '2024~2028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통한 윤 정부 5년간의 적자국채 증가액 분석 전망은 전 정부 5년 (316조원) 대비 21% 증가를 예측하고 있습니다.
당장 내년 적자성 채무는 880조원으로 올해 전망치(802조원)보다 81조4000억원(10.1%) 늘어날 전망입니다. '국가 채무 1200조 초읽기'라는 우려까지 나오고 있는데 부자감세 외에 무엇을 하고 있나요.
경제수장께서 내수 부진에 '무거운 책임감'을 언급하셨습니다. 반복되는 세수 추계 오차와 관련해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습니다. 그 책임감은 느끼기만 하는 건가요.
그나마 수출 회복을 언급하셨는데 전일제 취업자 증가율과 수출 증가율 간 상관관계를 보면 일자리 증가에 효과가 없는 수출 회복은 아직 역동성이 부족한가봅니다.
윤 정부의 연이은 지원에 대기업 수혜는 커지는데 중소기업 제조업 생산지수가 2년째 내리막을 걷고 있는 양극화를 보면 이동성도 더 기다려야할까요.
의식 있는 학자들 사이에서는 정부 역할의 재정립이 우선돼야한다고 조언합니다. 중장기 국가발전전략 수립을 기획재정부가 아닌 대통령 직속으로 정책기획 부서를 통해 세워야한다는 점도 꼬집고 있습니다.
예산기금 편성을 포함한 조세재정 등의 공공금융 역할도 개혁해야할 대표 분야로 꼽힙니다. 경제관료의 저울의 눈금, 경제논리로만 국가를 운영하는 것은 오한이 따를 수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이규하 정책선임기자 jud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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