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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9월 30일 16:39 IB토마토 유료 페이지에 노출된 기사입니다.
[IB토마토 정준우 기자] 철강 제조사
영흥(012160)이 자산 매각으로 유동성을 확보해 재무구조를 개선한다. 재무구조 개선은 자본 잠식 상태인 자회사 대호특수강을 중심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영흥은 채무 보증 방식으로 대호특수강을 지원하고 있는데, 향후 대호특수강의 재무적 어려움이 영흥에 이전될 가능성이 있다. 이에 유동성을 확보해 자회사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 이러한 우려를 차단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영흥)
재무구조 개선 위한 유동성 확보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영흥은 충남 보령시에 위치한 토지 및 건물을 120억원에 매각하는 유형자산 처분 결정을 공시했다. 영흥은 유휴부지를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할 목적으로 토지를 매각했다고 밝혔다. 거래는 내년 12월31일 잔금 수령과 함께 마무리될 예정이다.
토지 매각을 통해 확보한 유동성은 자회사 대호특수강에 대한 지원에 사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영흥의 별도 기준 재무 상태가 준수한 반면 대호특수강의 재무 상태는 올해 상반기 기준 자본잠식이 시작된 상태라 이를 해소하기 위해서다. 자본잠식은 자본금보다 자본총계 규모가 작은 상태로, 회사의 잉여금이 바닥나고 결손금이 커졌음을 의미한다.
영흥의 재무구조는 안정적이지만, 현금성 자산 규모는 자회사 재무 지원을 하기 다소 부족하다. 이러한 점이 자산 매각으로 이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올해 상반기 영흥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85억원으로 지난해 말(107억원)보다 20.6% 감소했다.
아울러 올해 상반기 영흥의 별도 기준 부채비율은 61.6%, 차입금의존도는 23.9%다. 보통 재무 상태가 안정적이라 하면 부채비율 100%, 차입금의존도 30% 이하를 뜻한다. 그에 반해 대호특수강은 올해 상반기 기준 자본금 564억원, 자본총계 544억원이다. 여기에 자본잉여금(309억원)과 기타자본구성요소(-230억원), 그리고 기타포괄손익누계액(64억원)과 함께 올해 상반기 결손금(161억원)을 반영하면 자본잠식이 나타난다. 아울러 올해 상반기 기준 부채비율 305.9%, 차입금의존도는 46%에 달한다.
현재 대호특수강은 이자 지급액이 보유 현금성 자산을 능가했다. 올해 상반기 대호특수강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14억원에 불과하지만, 올해 상반기 대호특수강이 이자 비용으로 지출한 금액은 27억원이다. 향후 현금성 자산이 확보되지 않는다면 이자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영흥은 직접 자금 지원보다는 채무보증 등 간접적 방식으로 대호특수강을 지원하고 있다. 채무보증은 채무자가 채무 상환을 이행 못 할 시 보증인이 대신 갚는 것으로, 채무불이행 등 제한적 상황에서만 실제 지원이 이뤄진다. 이에 회사 운영에 필요한 자금 지원 등이 없어 재무 지원의 체감 효과가 적다.
올해 상반기 영흥이 대호특수강에 대해 실시한 채무보증 규모는 지난해 말 523억원, 올해 상반기는 479억원 수준이다. 올해 하반기 들어 영흥이 추가로 대호특수강에 대한 채무보증을 결정하면서 9월 기준 현재 채무보증 규모는 493억원으로 파악된다.
그에 반해 올해 상반기 대여금 등 자금 지원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며 지난해에도 20억원의 대여금 지원만 이뤄졌다. 대호특수강을 전폭적으로 지원하기에는 영흥의 현금 사정도 넉넉하지 않았기 때문에 직접 자금 지원이 적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자회사 직접 지원 강화 전망
120억원의 유동성이 확보될 경우 영흥이 자회사를 직접 지원할 경우 자회사들의 재무 상태가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호특수강이 여전히 재무적으로 부담이 심한 상태지만 실적이 회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적 개선 가운데 채무 보증 외 실질적 자금 지원이 이뤄질 경우 실적 회복 개선에 탄력을 받을 수 있다.
다만, 대호특수강은 지난해 상반기 영업적자 41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영업흑자 36억원으로 전환됐지만, 실질적인 현금창출력은 반대 방향을 보인다. 올해 상반기 대호특수강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54억원)보다 절반 이하로 줄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이 감소한 원인은 운전자본 감축 효과가 끝났기 때문이다. 대호특수강은 지난해 운전자본 조정을 통해 48억원의 현금을 확보했지만, 올해 상반기는 운전자본 운영 과정에서 33억원의 현금이 지출됐다. 직접적인 자금 지원이 이뤄지면 현금창출력 하락에 따른 자금 고갈에 대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현재 대호특수강은 철강 사업 부진에 따른 자본 잠식과 함께 신사업 차원에서 인수한 이오이스의 완전 자본 잠식 문제도 해소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오이스의 올해 상반기 자본총계는 -10억원이다. 이오이스는 인공지능을 바탕으로 생성형 이미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다. 대호특수강의 보유 현금성 자산을 고려했을 때 직접 자금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다.
한편, 영흥은 올해 상반기 자동차 부품 사업 부문을 물적분할해 와이에이치오토를 설립했다. 자동차용 스프링을 생산하는 와이에이치오토 역시 영흥으로부터 채무보증 등 재무 지원을 받고 있다. 이에 영흥이 향후 자산 매각으로 확보하는 유동성은 대호특수강뿐 아니라 와이에이치오토에도 갈 가능성이 관측된다.
<IB토마토>는 영흥 측에 향후 구체적인 재무건전성 제고 계획을 질문하려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아 답변을 얻을 수 없었다.
정준우 기자 jw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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