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아닌 '필수' 스마트팩토리)③스마트 제철소, 안전·효율까지 챙긴다
포스코, CCTV에 AI기술 접목…화재 등 조업 중 이상 상황 실시간 감지
현대제철, 내외부서 스마트팩토리에 매진…"제조 공정의 혁신이 '목적'"
스마트 물류 시스템 도입한 동국씨엠, 자동 포장·운송·무인크레인 핵심
2024-10-04 17:00:49 2024-10-04 17:00:49
[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한국의 전통적인 기간산업 중 하나인 철강업 역시 발전하는 인공지능(AI) 기술과 자동화 기술 등을 제철소에 접목시키며 스마트팩토리 구축에 속도를 올리고 있습니다. 제철소에 근무하는 작업자들의 안전과 업무 효율성을 동시에 높이기 위해서입니다. 
 
4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최근 포항제철소에 폐쇄회로(CC)TV와 인공지능(AI) 기술을 결합한 실시간 관찰 시스템으로 안전과 생산성 향상을 꾀하고 있습니다. 기존 CCTV에 AI 영상인식 기술을 접목해 작업자의 수동 관찰 업무를 자동화한 스마트기술을 개발해 현장에 적용하고 있는 겁니다. 
 
제철소에는 원료 이송을 위한 컨베이어가 수천개 설치돼 있습니다. 컨베이어는 원료와 기계 마찰로 화재 발생 가능성이 높습니다. 때문에 작업자가 수시로 설비를 점검하고 있으나 점검 영역이 넓고 24시간 관찰하는 데 한계가 있어 인력을 활용한 화재 감시에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에 포항제철소 3원료공장은 올해 상반기에 주간과 야간을 구분하고 연기, 화재 등을 학습한 화재 감시 AI 모니터링 시스템을 개발해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시스템은 실시간으로 화재를 감시하면서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담당자에게 해당 영상과 함께 경보 알람을 전송하며, 2선재공장은 압연공정 관찰 시스템을 개발해 조업 중에 발생할 수 있는 다양한 이상 상황을 실시간으로 감지할 수 있습니다.
 
포스코는 이 시스템을 통해 코일 휨이나 걸림 등 문제를 즉각 감지해 조처할 수 있어 불필요한 생산 중단 시간을 크게 줄이는 데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AI영상기술 개발 담당자 정길준 EIC기술부 대리는 "앞AI 기술을 활용한 자동화 과제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직원 업무 부하를 줄이고 생산 효율을 향상한다"며 "안전한 작업 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 2선재공장 압연공정 이상감지 관찰 시스템. (사진=포스코)
 
현대제철도 스마트팩토리기술팀을 주축으로 스마트팩토리 구축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이 팀은 스마트팩토리 구축과 확산을 위해 AI와 빅데이터 등 디지털 기술을 제조 영역에 어떻게 접목할 것인지 고민합니다. 스마트팩토리 구축에 필요한 과제 수행에 있어 필요한 인프라와 교육을 지원하는 역할을 하는 겁니다. 
 
배진운 스마트팩토리기술팀 팀장은 "생산 공정에서의 낭비를 제거하고, 품질의 편차를 줄여서 수익성 향상을 도모하고 있다"며 "그러나 좀 더 실무자 입장에서 말씀드리면 업무 환경에서 스마트한 환경을 구축하고 불필요한 것들을 최소화시키는 것이 바로 스마트한 현대제철"이라고 강조했습니다.
 
현대제철은 내부뿐만 아니라 외부 기관과 협력을 통해서도 스마트팩토리를 구현 중입니다. 현대제철은 올해 하반기 싱가포르 과학기술청 산하 연구센터인 ARTC(Advanced Remanufacturing and Technology Center)와 시스템 기반의 AI 기술개발 협력을 위한 비밀유지계약(NDA·Non Disclosure Agreement)을 체결한 바 있습니다.
 
이 협력을 통해 현대제철은 기존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와 협력하고 있던 ARTC와 함께 싱가포르 고유의 개방형 혁신 시스템을 기반으로, 제품 표면 결함 파악 등에 적용 가능한 AI 모델을 개발합니다. 철강 제조공정의 혁신을 이뤄낼 목적입니다. 이로써 각 사가 보유한 AI 기술역량을 결집해 스마트팩토리 구축 강화를 도모합니다.
 
현대제철-ARTC가 철강 제조공정 혁신 및 품질 개선을 위한 AI 기술개발 협력 NDA를 체결한 모습. (사진=현대제철)
 
동국제강그룹도 지난 2018년부터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위해 별도 위원회를 구성하고 사업을 추진 중입니다. 작년 인적 분할로 새 출범한 동국씨엠의 주력 거점 부산공장에는 현재 스마트 물류 시스템이 도입되고 있습니다.
 
동국씨엠은 많은 인원이 필요하고, 위험한 중량물을 다뤄야 하는 분야를 자동화한다면 작업 능률을 높임과 동시에 근로자 안전 수준을 향상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 스마트 물류 프로젝트는 △자동포장설비 △자동운송설비 △자동무인크레인 시스템이 핵심입니다.
 
자동포장설비(APL·Auto Paking Line)는 중량물인 코일에 대한 포장 과정을 자동화 하는 설비를 말합니다. 시간당 최대 20개까지 포장이 가능하며 4개라인 포장 물량을 전체를 처리할 수 있습니다. 이는 동국씨엠 부산공장 전체 제품 포장 물동량의 45%를 수준입니다. 
 
자동운송설비(AGV·Automated Guided Vehicle)는 자율주행 자동차 센서를 이용해 주변 도로나 건물, 사물 등을 인식해 코일을 안전하게 운송하는 장치를 뜻 합니다. 총 4대가 도입 됐는데 운송 능력은 75톤(t)입니다. 동국씨엠은 현재 올해 수동 전동차(100t)를 무인전동차(RGV·Rail Guided Vehicle)로 개선하는 방안을 준비 중입니다.
 
마지막 무인자동크레인은 건물 천장에서 중량물을 집어 올려 지정된 위치에 내리는 설비입니다. 총 10대를 도입한 동국씨엠은 수작업을 자동으로 바꿔 작업 시간을 단축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중량물에 의한 안전 사고도 원천 방지할 수 있습니다. 동국씨엠은 향후 2027년까지 공장내 수작업 크레인 27대에 대한 무인자동화 시스템 구축을 완료할 계획입니다.
 
동국씨엠 관계자는 "설비 자동화 및 공정 지능화에 따라 근로자 작업 여건이 지속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동국씨엠 부산공장은 세계경제포럼(WEF·World Economic Forum)에서 선정하는 '등대공장'을 목표로 스마트 팩토리 프로젝트를 지속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습니다.
 
동국씨엠 부산공장에 도입된 무인자동크레인(AGV)이 자동운송설비로 코일을 옮기는 모습. (사진=동국제강그룹)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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