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공공연구기관의 연구성과를 측정하는 연구소기업이 세금 감면만 챙기고 등록 취소해 버리는 사례가 올해 200건이 넘어간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5년 전보다 7배 넘게 증가한 수치입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박민규 민주당 의원이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으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9월 기준 연구소기업의 등록 취소는 202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연도별 등록 취소 건수는 △2019년 28건 △2020년 54건 △2021년 125건 △2022년 57건 △2023년 146건 △2024년(9월 기준) 202건입니다. 올해 취소 건수는 2019년에 비해 약 7배(62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연구소기업은 '연구개발특구의 육성에 관한 특별법(연구개발특구법)'에 따라 공공연구기관의 연구성과를 사업화하기 위해 연구개발특구 내에 설립된 기업입니다. 공공기관이 10% 이상의 자금을 출연하고 정부가 세제 혜택과 연구개발(R&D) 자금을 지원합니다. 세제 혜택에는 3년간 법인세 100% 감면, 최대 7년간 재산세 100% 감면, 취득세 면제 등이 있습니다. 지난 2006년 첫 연구소기업 설립 이후, 현재까지 약 1500개가 설립되며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입니다.
1월29일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대전 유성구 대전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4년 연구개발특구 신년인사회' 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등록 취소 사유 중에는 다른 지역으로 본사를 옮기는 경우가 두드러지는 편입니다. 특구 내 설립 요건을 갖추지 못해 취소되는 사례는 2019년 12건이었다가 지난 9월 기준 64건으로 5배 넘게 늘었습니다.
연구소기업의 경우 부정한 등록이나 시정명령 미이행으로 등록 취소되면 2년 내 재등록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특구 내 설립 요건을 어겼을 때는 이런 제재 조항이 없습니다. 따라서 특구 내 연구소기업 운영 최소기간 요건을 설립 요건으로 추가하거나, 연구소기업 혜택을 등록 연도에 따라 차등 지급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2019년 이후 연구소기업 등록 건수. (이미지=박민규 의원실)
박 의원은 "세제 혜택을 목적으로 특구 내에 연구소기업을 설립한 후, 이를 악용해 이득만 챙기고 등록을 취소하는 사례가 지속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실질적으로 필요한 기업이 예산 지원 기회를 잃는 등 부정적인 편법 운영이 심각하다"고 했습니다. 이어 "주기적인 실태 점검과 선정 기준 강화 등 다양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덧붙였습니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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