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이스라엘 보복 공습에 "적절 시기 대응"…강경 표현 자제
당장 맞대응 안할 뜻 시사…대신 안보리 소집 요구
대통령실 "중동 리스크, 경제 미치는 영향 제한적"
2024-10-27 17:28:46 2024-10-27 17:28:46
26일(현지시간) 새벽 이란 수도 테헤란 모습이다. (사진=뉴시스)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이스라엘이 26일(현지시간) 이란에 대규모 보복 공습을 단행했지만, 이란은 "적절한 시기에 대응하겠다"며 당장 맞보복에 나서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습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오전 2시부터 4시간가량 전투기를 출격시켜 이란에 세 차례 연쇄 폭격을 단행했습니다. 공습은 시리아와 이라크 영공에서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앞서 이란은 지난 4월에 이스라엘 본토를 공습한데 이어 지난 1일엔 약 180기의 탄도미사일을 동원해 이스라엘을 공격한 바 있습니다.
 
이에 이란은 이날 성명을 내고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성공적으로 차단하며 테헤란 등 일부 지역에 '제한적 피해'만이 있었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란은 재반격 여부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습니다. 이란 정부는 "방어에는 한계가 없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면서도 이스라엘을 향한 강경한 표현을 자제했습니다. 이란이 최근 수개월간 이스라엘과 충돌시 지도부가 사용했던 '복수의 불길', '피의 대가'와 같은 표현을 한 것과는 대비되는 모습입니다.
 
압박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란은 자국의 영토 보전 침해에 맞서 단호하고 비례적으로 대응하는 데 주저하지 않겠다"면서도 "모든 대응은 적절한 시기에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즉각적으로 보복 공격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는 것을 시사한 겁니다. 이란은 대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소집을 요청하며 국제사회의 대응을 촉구했습니다.
 
사실 이스라엘은 이번 공습에 앞서 이란 측에 공습 사실과 대상을 알리는 등 확전 방지를 위해 막후 접촉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역시 확전 방지를 위해 이란의 핵, 원유 시설 등을 타격 대상에서 제외할 것을 이스라엘에 요구했다고 외신들은 전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스라엘이 군사 목표물 외에 다른 곳은 타격하지 않았다며 "나는 이것이 끝이길 희망한다"고 양측의 자제를 촉구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대통령실은 27일 성태윤 정책실장,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공동 주재로 안보·경제 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고조되고 있는 중동 리스크가 경제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대통령실은 추후 사태 진전에 따라 금융시장 및 유가·원유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지속 유지하고, 필요시 대응 매뉴얼에 따라 단계별 조치를 즉각 시행해 나가기로 했습니다.
 
특히 이란으로부터 원유를 직접 수입하는 물량은 없지만 글로벌 원유시장의 영향으로 큰 폭의 변동성이 나타날 경우 유류세 추가 인하 등 다양한 안정 조치를 통해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입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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