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배달 플랫폼 상생협의체가 넉 달 동안 12차례의 회의를 열고 수수료 인하 결론을 내렸지만, 입점단체 간 의견이 갈리며 진통을 겪고 있습니다. 상생안에 찬성한 소상공인연합회는 ‘환영’의 입장을 나타낸 반면, 전국가맹점주협의회와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는 상생협의체의 결정을 규탄하며 강력 반발하고 있습니다.
배달 오토바이 (사진=뉴스토마토)
15일 소상공인연합회는 논평을 내고 “영세 소상공인의 부담을 완화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라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소공연은 이어 “유래없는 중개수수료율 대폭 인상의 직격탄을 맞아 신음하던 영세 소상공인들의 부담이 경감될 수 있도록 상생협의체에서 합의안을 도출한 것에 대해 진전을 이룬 부분”이라며 “상생협의체의 고뇌에 대해 이해되는 측면이 있고, 이에 대해 총력을 다한 범정부적 노력에도 사의(謝儀)를 표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3년 기한으로 연한이 정해진 상황이 존중되길 바라며, 상생협의체가 일회성이 아니라 정례화돼 변화하는 소상공인들의 경영환경을 반영한 탄력적이고 실효적인 정례 논의 테이블이 마련되기를 바란다”라고 덧붙였습니다.
이정희 상생협의체 위원장이 14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에서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 12차 회의 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사진=배덕훈 기자)
전날 상생협의체는 배달의민족이 제안하고 쿠팡이츠가 받아들이기로 한 차등 수수료 방안을 수용했는데요. 상생 방안은 거래액에 따라 구간을 나눠 2~7.8%의 수수료를 부과하는 내용입니다. 배달비도 1900~3400원까지 차등 적용됩니다. 상생협의체는 배달 플랫폼이 제안한 최종 상생방안 시행 시 2만5000원의 음식값을 기준으로 상위 35%는 차이가 없지만, 중위 35~50%는 약 2.3%포인트, 50~80%는 약 3%포인트, 하위 20%는 7.8%포인트의 인하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한국외식산업협회와 전국가맹점주협의회 등 두 곳의 입점 단체는 이 같은 상생방안에 반대하고 상생협의체 회의에서 퇴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들 두 단체는 ‘수수료 상한 5%’를 고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가협은 이날 상생안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김진우 전가협 공동의장은 “수수료는 내리고 배달비는 올려서 결국 더 부담이 증가했는데 이건 조삼모사일 뿐”이라며 “당초 상생협의체의 목적은 배민의 9.8% 수수료 기습 인상에 따른 것이었는데, 인상 전 6.8%에 비교하면 결과적으로 1%의 수수료 인상과 500원의 배달비 인상이 이뤄진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도 입장문을 내고 상생협의체 결론을 규탄한다는 목소리를 냈는데요. 협회는 “수수료율 인하 폭은 미미하고 거꾸로 배달비를 올려 대부분의 자영업자들에게 더 부담을 주는 졸속합의가 되고야 말았다”라며 “이것이 수개월 간 사회적 비용을 쏟아붓고 얻어낸 결과물이라니 참담한 심정을 넘어 분노마저 불러일으킨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이제 국회와 정부가 수수료 상한제와 같은 입법 규제를 고민해야 할 때”라며 “시장 실패에 대해서는 카드 수수료와 마찬가지로 국회와 정부가 직접 개입해 바로잡는 수밖에 없다”라고 강조했습니다.
배달 플랫폼 (사진=뉴시스)
이와 관련 배달의민족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이 같은 입점 단체의 주장을 반박했는데요. 배민은 “이번 상생안을 통해 ‘중개 이용료 및 배달비 총 부담’이 커지는 입점 업주는 없으며 전반적으로 비용 부담을 낮추는 안”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배민에 따르면 거래액 하위 65%에 해당하는 곳은 약 13만 업주로, 배달 시장의 평균 주문음식 단가인 2만5000원 기준 이들의 부담은 기존 대비 약 20% 가량 줄어듭니다. 배민은 또 매출 상위 35% 구간도 평균 주문 단가부터는 주문 금액이 높을수록 실질 업주 부담율이 줄어드는 구조라고 설명했는데요. 배민 측은 “배달앱을 통한 주문 및 매출이 상대적으로 낮은 업주들의 비용 부담을 낮춤으로써 영세 소상공인의 배달앱 부담 완화 및 권익 보호라는 상생협의체의 취지에 최대한 부합하고자 했다”라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배민 측은 일부 업주 단체의 ‘인상 이전 수준 대비 수수료와 배달비 모두 인상’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는데요. 이들의 주장은 중개 이용료와 배달비를 요금제 개편 이전과 이후 금액으로 다르게 적용한 계산으로 사실 관계가 틀렸다는 주장입니다. 배민 측은 “해당 업주 단체의 계산은 업주에게 함께 적용된 적 없는 중개이용료(요금제 개편 이전인 6.8%)와 배달비(요금제 개편 이후인 2900원)를 기준으로 한 것으로 상생안 자체의 비용 부담이 크게 늘어난 것처럼 보이게 하려는 사실 관계 왜곡”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