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랠리 없어…코스피 2500 부근 등락
"한국 경기저점은 내년 2분기…하락국면 지속 전망"
2024-11-28 15:36:25 2024-11-28 15:36:25
[뉴스토마토 신유미 기자] 통상 연말에는 증시가 강세를 보이는 산타 랠리를 기대하지만 올해 연말엔 코스피 반등 가능성이 낮아 보입니다. 한국은행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낮추며 두 차례 연속 금리 인하를 단행했는데요. 한은은 내년 경제성장률을 1%대로 제시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연말까지 코스피가 2500선에서 정체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습니다.
 
금리 인하에도 시장은 잠잠
 
28일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가운데 국내 증시의 연말 반등 여부에 관심이 쏠립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3.25%에서 연 3.00%로 0.25%포인트 낮췄습니다. 지난달 금리를 0.25%포인트 내려 3년2개월 만에 피벗(통화정책 전환)에 나선 이후 두 차례 연속 인하입니다.
 
한은이 연속으로 금리를 내린 것은 2009년 이후 15년 만으로 그만큼 현재 경제 상황을 어렵게 봤다는 의미인데요. 이날 한은은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8월보다 0.2%포인트 낮춘 2.2%로 제시했습니다. 내년 성장률 전망치도 2.1%에서 1.9%로 하향 조정했습니다.
 
한은의 결정에서도 볼 수 있듯 내년 경제 전망 역시 어두울 것으로 예상됩니다. 당분간 국내 증시 역시 반등은 어려울 전망입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지금은 미국발 영향 등에 따라 증시 등락이 결정되는 구조"라며 "반도체나 2차전지에 대한 전망이나 산업 자체에 대한 불확실성이 더 크게 작용하는 국면이기 때문에 연말 랠리까지 이어질 수 있는 핵심 요인은 아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국내에 논퀄리티 주식, 펀더멘탈이 좋지 않은 주식들에 온기가 확산되는 것은 긍정적일 것이고, 성장주에는 우호적으로 작용할 수 있겠지만, 지수 방향을 결정하는 미국과 중국의 영향이 훨씬 크다"고 말했습니다.
 
노 연구원은 국내 코스피 상장사가 3분기 누적 역대 실적을 기록한 데 대해서도 "시장은 미래 실적을 반영하기 때문에 분기 실적은 유의미하게 영향을 주기 어렵다"며 "내년 실적 전망이 약화되는 것에 따라 반응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날 코스피는 기준금리 인하 발표에도 전일보다 1.61포인트(0.06%) 오르는 데 그쳤습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사진공동취재단)
 
"선행지수 하락 이제 시작" 
 
연말 랠리에 대한 기대감도 시들합니다. 통상 증시가 연말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상승하는 현상을 산타랠리라고 표현하는데요. 코스피가 10월에 꺾였다가 11월과 12월로 갈수록 강세를 보이는 패턴을 일컫습니다. 연말 배당 기대감 등이 작용하면서 주가가 상승하는 경우입니다.
 
박승영 SK증권 연구원은 코스피가 연말까지 2500선을 중심으로 움직일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그는 "한국의 OECD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 8월 100.9로 고점을 기록한 뒤 두 달 연속 하락 중"이라며 "선행지수가 이제 하락하기 시작했으니 아직 저점을 논할 시기는 아니다"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어 "지금은 떨어지는 방향성에 주목하는 것이 낫다"며 "한국 경기가 내년 2분기경 저점에 도달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습니다.
 
노동길 연구원은 "연말까지 코스피는 정체될 것 같다"면서 "지금보다 유입량이 더 하락할 만한 여력은 많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의 통상정책 변화나 미국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에 의한 관세 관련 리스크가 연말까지 확인이 안 될 것 같아 지수 방향성을 잡기 쉽지 않다"고 분석했습니다.
 
이진우 연구원은 "시장이 딥밸류(PBR 1 초반)까지 내려올 정도로 밸류에이션이 크게 하락한 상황이라 연말까지 그에 따른 자연스러운 복원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미국 정책 윤곽이 뚜렷해지거나 내년 기업 실적에 대한 힌트들이 나오기 시작하면 추가 랠리를 복원할지 말지가 결정되는 구도일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반면 코스피 반등을 기대한 내비친 전문가도 있습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 총괄부장은 "연말까지 시장이 2600선을 넘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오늘 금리 인하로 인해 한국의 재정정책이 취약하다는 인식을 불식시킨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는 "시장이 2500선 전후에서 일단락되고 12월에 미국 연준이 금리를 인하한 후 중국, 유럽 경기가 조금씩 올라는 모습이 보이면 프로그램 매수세에 들면서 반등을 보여주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코스피가 전 거래일(2503.06)보다 3.37포인트(0.13%) 내린 2499.69에 개장한 28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지수가 표시되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유미 기자 yumix@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