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종용 선임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두 달 연속 내렸습니다. 두 달 연속 기준금리를 하향한 것은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입니다. 내년 경제성장률이 1%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하는 만큼 시장에선 내년 1분기 추가 인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한은 금통위는 28일 서울 중구 본관에서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현행 3.25%에서 3.00%로 0.25%포인트 낮췄습니다. 지난달 0.25%포인트를 낮추며 3년2개월 만에 피봇(통화정책 전환)을 시작한 이후 두 달 연속 금리 완화 기조를 이어갔습니다.
당초 시장에선 최근 1400원대로 상승한 원달러 환율과 불확실한 대내외 환경 등을 감안해 이번 통화정책방향회의에서 기준금리 동결이 유력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 인하한 것은 그만큼 우리나라 경제 성장 전망이 어두운 탓입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사진=한국은행)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두 달 연속 1%대를 유지한 것도 추가 인하 결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됩니다.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1.3% 오른 114.69였으나 9월 상승률 1.6%보다 상승 폭이 낮아졌습니다.
경기 부양을 위해 금리를 낮출 명분도 갖춰졌습니다. 한은은 이날 수출 둔화와 내수 부진, 트럼프 대통령 2기 정부 출범 리스크를 반영해 올해와 내년 성장률 눈높이를 각 2.2%, 1.9%로 각각 0.2%포인트 낮춰 잡았습니다. 한은은 금리를 낮추고 시중에 돈을 풀어 민간 소비, 투자 등 내수라도 살려야 한국 경제의 하강 속도를 어느 정도 늦출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기준금리 연속 인하에 따른 부작용도 우려됩니다. 최근 1400원을 넘나드는 원·달러 환율이 더 들썩일 수 있습니다. 미국(4.50∼4.75%)과 금리 차이가 1.50%포인트에서 1.75%포인트에서 다시 벌어진 점도 부담입니다. 이론적으로 기준금리가 미국을 크게 밑돌면 더 높은 수익률을 좇아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가치가 떨어질 위험이 커집니다.
이런 리스크에도 시장에선 내년 한국은행이 추가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최근 골드만삭스는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을 1.8%로 전망하면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2.25%까지 인하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김상훈 하나증권 애널리스트는 "내년 성장률 전망도 2%를 하회해 11월 인하 단행에도 불구하고, 내년 1분기 중 추가 인하가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내년 첫 기준금리 결정은 1월16일입니다.
한국은행은 올해와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2.2%, 1.9%로 0.2%포인트씩 낮춰 잡았다. 사진은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에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종용 선임기자 y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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