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가요계는 이맘때쯤이면 연말 공연, 시상식 준비로 가장 분주합니다. 하지만 올해는 탄핵 정국으로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연말이 됐습니다. 가요업계 관계자는 현 시국이 지속될 경우 가요계도 큰 타격을 받을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11일 가요업계에 따르면 임영웅을 비롯한 여러 가수들의 공연이 연말에 예정돼 있습니다. 그러나 비상계엄, 탄핵 소추 등 혼란스러운 정국으로 인해 올해 분위기는 사뭇 다릅니다.
가장 큰 문제는 대중의 시선입니다. 가수 임영웅은 지난 7일 반려견 생일을 맞아 축하 게시물을 올렸다가 논란의 대상이 됐습니다. 국민이 대통령 탄핵안을 두고 목소리를 내는 마당에 무책임한 태도라고 비판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이다보니 연말 콘서트를 두고도 진행 여부를 고민할 수밖에 없습니다. 콘서트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공연장 대관비, 각종 음향, 무대 시설 등에 적지 않은 금액이 투입되는데, 취소할 경우 위약금을 비롯해 판매티켓 환불 등의 문제가 발생합니다. 공연을 미룬다고 하더라도 공연장을 다시 대관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합니다.
가수 장범준은 국가적 혼란에 다음 주 열 예정인 콘서트를 취소했습니다. 장범준은 공연 취소를 알리면서 연말 안에 재공연을 약속하며 환불을 원하는 관객에게 100% 환불하겠다고 공지했습니다.
가수 이승환은 3일 비상계엄이 발령돼 4일과 5일 예정된 콘서트를 취소했으나 6시간 만에 계엄령이 해제돼 취소 결정을 철회했습니다. 이후 이승환은 윤석열 대통령 퇴진 운동을 주도하는 진보성향 시민단체 촛불행동에 1213만원을 기부하기도 했습니다.
연말 콘서트를 앞둔 가수들의 경우 상황 변화가 예측 불가능하기 때문에 일단 대부분 계획대로 준비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가요계 관계자는 "분위기가 급변하면 그에 맞게 판단을 내려야하는 상황이라 모니터를 하고 논의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국가적 혼란이 지속되면 가요계 피해는 커질 수 있습니다. 연말 콘서트뿐 아니라 앨범 발매 시기도 미뤄져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지적입니다.
또 다른 가요계 관계자는 "차라리 빨리 탄핵이 됐으면 한다"고 솔직한 심정을 내비쳤습니다. 해당 관계자는 "해외나 국내에 안 좋은 사건이 있으면 앨범 발매를 미뤄야 하는 시기가 생기고 국내외 정세에 가장 민감하게 타격을 많이 받는 게 엔터테인먼트 산업"이라며 "대중의 질타를 받지 않기 위해 눈치를 봐야 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습니다.
가수 임영웅 콘서트 현장.(사진=물고기뮤직)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나볏 테크지식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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