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드테크 시대)②"인력 아닌 AI 기반"…미래 성장성 주목
세계 푸드테크 시장 규모 10%가량 차지
인적 기반에서 부가가치 산업으로…향후 지속 성장 예고
글로벌 시장 선점 위한 사전 작업 필요
2024-12-23 15:00:00 2024-12-23 15:00:00
 
[뉴스토마토 김충범 기자] 우리나라 식품·외식 산업에서 주목해야 할 대표적 분야 중 하나는 바로 '푸드테크(Food-Tech)'입니다. 사실 식품·외식 업계는 전통 산업이라는 인식이 강하고 인력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만큼 최첨단 기술이 접목되는 사례는 극히 드물었습니다.
 
하지만 근래 로봇이 간단한 서빙은 물론 조리까지 나서는 등 식품 프로세스 전반에 걸쳐 관여하는 사례가 증가하면서, 푸드테크 시장 자체의 파이가 확대되는 것은 물론 국민의 삶도 더욱 윤택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데요. 이에 정부는 이 같은 푸드테크의 성장성에 주목하고 식품·외식 업계와 협업해 푸드테크를 모처럼의 신성장 동력으로 삼아,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에 나서야 한다는 조언도 제기됩니다.
 
연평균 40% 가까운 성장…인적 기반에서 부가가치 창출 산업으로 탈바꿈
 
사실 식품·외식 산업은 대표적인 노동 집약형 산업으로 다이내믹한 성장세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었습니다. 식당을 일례로 들면 카운터의 점원이 손님들의 식사 비용을 계산하기 바쁘고 많은 직원들이 서빙에 나서며 주방에서 조리사들이 단순 조리까지 도맡는 것이 일반적인 풍경일 만큼, 인적 기반 산업이라는 인식이 강했던 탓입니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4차 산업혁명 키워드가 대두되고 첨단 산업이 결합된 키오스크, 전자동 청소기, 로봇 등이 식품 업계에 침투하기 시작하며 인력을 대체하기 시작, 업계 양상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이에 따른 인건비 감소 및 소비자들의 만족도 증가 등 피드백이 이어지면서, 푸드테크 산업은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이 같은 흐름은 더욱 가속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실정인데요.
 
2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세계 푸드테크 시장 규모는 2020년 기준 약 665조원 수준이며, 이중 국내 시장 규모는 61조원으로 세계의 10% 정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특히 세계 시장 규모는 지난 2017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약 38% 성장했는데요, 이 같은 추이를 감안할 때 향후 지속 성장이 예고됩니다.
 
식품의 생산, 유통, 가공, 소비에 이르는 과정 속에 정보통신(IT), 바이오기술(BT),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이 접목되는 푸드테크는 현재 무인으로 메뉴 주문이 가능한 키오스크와 단순 조리 작업을 반복하는 로봇이 대형 외식 사업장을 중심으로 확대돼 있는 단계에 놓여 있는데요.
 
일단 정부는 이 같은 푸드테크의 성장성에 대해 공감하고 이를 적극 육성해 국가 신성장 동력 산업으로 삼겠다는 방침입니다.
 
정부 2027년까지 20억 달러 달성 목표…기민한 글로벌 시장 선점 노력 필요
 
농림축산식품부는 푸드테크 산업 육성을 위해 오는 2027년까지 거대 신생 기업(유니콘 기업) 30개 육성과 수출액 20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하는 산업 발전 방안을 마련한 상태입니다.
 
세부적으로 △푸드테크 산업 선도 혁신 기업 육성 △푸드테크 산업 저변 확대 △산업 성장 기반 마련 등 3대 추진 전략을 내세웠는데요. 이들 전략의 실행력을 높이기 위해 푸드테크 사업 단계별로 안정적 자금을 지원하고 푸드테크 기업의 해외 진출을 돕는가 하면, 산업 융복합 전문 인력 양성 및 산업 성장 법적 근거 마련에도 나선다는 계획입니다.
 
특히 정부는 푸드테크를 청년 창업 확대, 일자리 창출 및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 활성화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이를 전략적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인데요.
 
이와 관련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지난달 서울서 열린 월드 푸드테크 포럼에서 "농식품부에 푸드테크 정책과를 신설하고 산업 발전 방안을 마련했다"며 "1000억원 규모의 전용 펀드를 조성하고, 10대 핵심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R&D)을 촉진하고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한 총리는 "기업 수출 판로 개척, 해외 인증 취득 지원, 현지 컨설팅 등을 통해 글로벌 시장 진출도 뒷받침하고 있다"며 "푸드테크는 기후 위기와 식량난을 풀어가는 방안으로 기대되고 있으며, 일자리 창출 및 수출 확대 등 국가 경제 발전에도 크게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경기 불황에 따른 국가 산업 전반이 침체되는 상황에 푸드테크를 육성 산업으로 인식하고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한 실행력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조언도 제기됩니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식품·외식 업계에서 단순 노동 작업의 비중이 상당한데, 푸드테크는 이를 효율화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며 "특히 푸드테크 산업이 디지털 전환과 맞물려 글로벌 시장에서 상당한 잠재 성장성을 지닌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라고 말했습니다.
 
서울 종로구 소재 한 편의점에서 로봇이 피자를 조리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김충범 기자 acech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강영관 산업2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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