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 처리해도 막대한 수습 비용에 이미지 실추...제주항공 최대 위기
과실 시, 구상권 청구, 보험 요율↑
신기재 도입, 특별 경비도 막대할듯
2024-12-30 16:21:33 2024-12-31 23:20:13
[뉴스토마토 박혜정 인턴기자] 전남 무안국제항공 여객기 사고로 국내 저비용항공사(LCC) 1위 제주항공이 2005년 설립 이례 최대 위기를 맞았습니다. 가입한 항공보험에 의해 피해 보상 처리가 이뤄질 예정이지만, 막대한 수습 비용과 기업 이미지 실추는 면치 못할 전망입니다.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사고 현장에서 수색작업을 하고 있는 소방대원들 (사진=뉴시스)
 
3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사고 항공기는 총 10억3651만달러(1조5257억원) 항공보험에 가입돼 있으며, 배상책임 담보의 보상한도는 10억달러(약 1조4720억원)입니다. 항공기 자체 손상 보상한도는 3651만달러(약 537억원)입니다.
 
보험사에 의해 당장의 피해 보상 비용 처리가 이뤄질 예정입니다. 그러나 정부의 사고 조사 이후 항공사의 과실이 인정되면 구상권이 청구될 수 있습니다. 이번 사고 원인으로 버드스트라이크(조류 충돌)가 유력하게 거론됩니다. 다만 참사 다음날 제주항공 동일 기종에 랜딩 기어 이상이 발생하여 비상 착륙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항공사의 과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습니다.
 
향후 과실 여부에 따라 보험 갱신 시 보험사가 보험 요율을 올릴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부담으로 자리합니다. 보험요율은 보험가입 금액에 대한 보험료의 비율입니다. 보통 보험사는 위험률을 감안해 보험료를 책정합니다.
 
대한항공은 89년 803편 추락사고(조종사 과실)와 94년 2033편 활주로 이탈사고(조종사 과실, 기상악화) 직후 보험 요율이 인상되었습니다. 2000년에 1000억원이 넘는 보험료를 내다가 15년이 되어서야 96억원으로 보험료가 줄었습니다. 아시아나항공도 13년 214편 착륙 사고(주원인 조종사 과실)로 전년 대비 요율 45% 인상되었고, 연간보험료로는 전년 대비 70%가량 상승한 바 있습니다.
 
과실 여부에 상관없이 수십억에 이르는 신기재 도입 비용, 사고대책본부 운영과 같은 특별 경비 등 막대한 수습 비용 문제도 잔존합니다. 가장 큰 손실은 이번 사고에 따른 이미지 실추와 고객 신뢰감 상실입니다. 이번 사고와 잇단 비상창륙으로 제주항공 안전도를 의심하는 목소리가 높지고 있어 회복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인하공업전문대학 항공경영학 이휘영 교수는 “미국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가 음성기록장치(CVR)·비행기록장치(FDR)를 통해 사고를 조사하여 귀책사유를 판단”한다며 "항공사 과실이 있다고 공식 결론이 나면 요율이 오르지만, 천재지변과 같은 무과실이라면 보험 요율은 오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박혜정 인턴기자 sunright@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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