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배덕훈 기자]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예고된 불확실성의 위기 속 현대차그룹이 미국에 대형 제철소를 신규로 짓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보호무역 정책에 대응하고 최대 판매 시장으로 떠오른 미국에서의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됩니다.
현대제철 (사진=연합뉴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철강 계열사인 현대제철을 중심으로 미국 현지에서 자동차 강판 제품 등을 생산하는 제철소 건설을 검토 중입니다. 현대차그룹이 미국 내 제철소를 건설해 현지 자동차 공장에 자동차 강판 등을 공급하면 수직 계열화를 갖추게 되는데요. 현대차그룹은 앨라배마 공장, 조지아 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가동 중입니다. 특히 미국 시장에서 최대 판매 실적을 갈아치우고 있는 상황에서 현지 수요도 충분한데요. 현대차·기아는 지난해 미국에서 현대차(제네시스 포함) 91만1805대, 기아 79만6488대 등 총 170만8293대를 판매해 역대 최다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이처럼 현지에서 수요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공급 물량을 확대하는데도 시너지를 낼 수 있습니다. 현대차그룹은 현대제철 한국 공장에서 생산한 강판으로 미국 공장에서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는데요. 그동안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적용된 철강 쿼터제로 철강 수입에 제약이 있어 공급 물량을 늘리는 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현지 제철소를 건설해 직접 납품하게 되면 이 같은 한계도 해소됩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미국에 직접 투자를 요구하는 등 보호무역주의를 강하게 도입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이와 관련 관세 부담을 줄이고 새로운 행정부에 투자 유치라는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어 미국 사업 환경 안정화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현대차그룹은 그동안 해외 신규 건설 투자를 검토 해왔지만 구체적인 계획이 확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을 냈는데요. 앞서 지난해 3월 주총에서 서강현 현대제철 사장은 “글로벌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 생산 거점도 검토하고 있다”라며 “어떤 지역에 투자해 무역장벽을 극복할 수 있을지 세밀한 검토를 해 나가겠다”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미국에 새 제철소를 건설한다면 연간 수백만톤 규모로 조 단위의 대규모 투자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현대제철은 이날 “당사는 지속가능한 성장과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까지 결정된 사항은 없다”라고 밝혔습니다.
배덕훈 기자 paladin7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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