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비상계엄 이전 복귀…내란정국 '최대변수'
윤석열 체포 앞두고 보수층 총결집 양상
탄핵 학습효과·반명 정서·극단적 진영대결
2025-01-13 17:27:25 2025-01-14 11:40:17
[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내란 피의자' 윤석열씨에 대한 체포를 앞두고 보수층이 총결집하고 있습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지지율 격차가 모두 오차범위 내로 좁혀졌는데요. 특히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12·3 비상계엄 사태 이전으로 회복한 것은 물론, 일부 여론조사에선 지지율이 더 치솟았습니다. 윤석열씨의 버티기에 따른 일시적 현상이란 평가가 나오지만, 보수진영 내 강한 반이재명 정서가 표출되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됩니다. 흔들리는 민심이 내란 정국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그래픽=뉴스토마토)
 
국힘, 반년 만에 '40%대'…보수 '80%'가 지지
 
13일 공표된 <에너지경제·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1월9일~10일 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무선 97%·유선 3% ARS 방식)에 따르면,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42.2%, 국민의힘 40.8%였습니다. 일주일 전 조사(1월2~3일) 결과와 비교하면, 민주당은 3.0%포인트 지지율이 빠졌지만, 국민의힘의 경우 6.4%포인트 오르면서 40.8%로 집계됐습니다.
 
특히 국민의힘은 지난해 7월3주차 조사 이후 대략 6개월 만에 40%대 지지율에 진입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이번 주 40.8%의 지지율을 기록하며 지난해 12월 초 비상계엄 선포 이전 때 지지율(32.3%)을 상회했습니다. 양당의 지지율 격차 역시 1.4%포인트로 오차범위 내였습니다. 특히 보수층의 결집 양상이 두드러졌습니다. 진보층의 민주당 지지세가 68.8%에 그친 반면, 보수층의 국민의힘 지지세는 78.2%로, 80%에 달했습니다. 양당의 핵심 지지층 중 보수층의 국민의힘 지지세가 더 강하게 결집하고 있다는 겁니다.
 
자동응답(ARS) 방식이 아닌 전화면접 방식의 여론조사에서도 양당의 지지율 흐름은 비슷했습니다. 지난 10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 결과(1월7~9일 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전화조사원 인터뷰)에 따르면, 정당 지지도는 민주당 36%, 국민의힘 34%였습니다. 9일 공개된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의 <전국지표조사(NBS)> 결과(1월6~8일 조사·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3.1%포인트·전화면접조사)에서 양당의 지지율은 민주당 36%, 국민의힘 32%로 집계됐습니다. 두 조사 모두 오차범위 내 결과였습니다. 국민의힘의 지지율은 비상계엄 사태 이전 수준으로 회복했습니다.
 
보수층 결집 배경에…'탄핵 트라우마'
 
국민의힘의 지지율 상승 배경에는 보수층의 총결집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힙니다. <리얼미터> 조사 결과만 해도 보수층의 78.2%가 국민의힘을 지지하면서 결집했습니다. 이는 지난주에 비해 9.0%포인트 늘어난 수치입니다. <한국갤럽> 조사 결과에서도 보수층의 73%가 국민의힘을 지지했습니다. 3주 전 조사에서 보수층의 국민의힘 지지율이 63%였던 것과 비교하면 10%포인트 상승한 수치입니다. <NBS> 조사 결과 역시 3주 전 대비 보수층의 국민의힘 지지율이 4%포인트 올라 65%를 기록했습니다.(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 트라우마를 공유한 보수층이 위기감을 느끼고 결집에 나선 것으로 분석됩니다. 실제로 2016년 탄핵 정국 당시 새누리당(국민의힘)은 최순실 게이트가 터진 이후 지지율이 10%대로 급격히 하락했습니다. 이후 새누리당은 지도부와 지지층 간 내부 분열이 심화되며 갈라졌고, 대선에서도 패배했습니다. 현 상황에서 탄핵에 이어 정권교체까지 이뤄지면 보수 진영이 궤멸할 것이란 '탄핵 트라우마'가 보수층에 강하게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윤석열씨 지지자들이 13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탄핵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재명 비토 정서…국힘 지지율 견인
 
국민의힘의 대안인 민주당과 이재명 대표에 대한 반감도 국민의힘의 지지율 상승의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민주당이 윤씨 탄핵 국면에서 강경 일변도로 치달으면서, 오히려 보수층을 결집시켰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특히 탄핵소추 사유에서 내란죄를 철회한 것은 조기 대선에만 골몰하는 모습에 '민주당도 대안이 아니다'는 판단으로 이어졌다는 겁니다.
 
또 내란 국면이 조기 대선 체제로 인식되면서 반이재명 정서가 드러난 결과라는 위기감도 있습니다. 실제 이 대표는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30%대 ‘박스권’ 지지율에 갇혔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탄핵 국면에도 불구하고 '확장성'을 꾀하지 못하는 모습인데요. 당 지지율보다 낮은 지지도를 얻으면서 지난 대선에서의 '비호감' 꼬리표를 여전히 떼지 못했다는 평가입니다.
 
트럼프 재집권…진영대결 격화도 한몫
 
이와 함께 보수와 진보 등 양 진영 논리가 격화되면서 국민의힘의 지지율 상승에 영향을 미쳤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결국 보수와 진보 진영의 민심이 반으로 갈라진 상황에서 양당 지지율도 이와 비슷한 추세로 갈 수밖에 없다는 지적입니다.
 
대표적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도 자신의 핵심 지지층인 보수층에 대한 지지세를 확보하기 위해 이에 맞는 공약을 집중적으로 제시했습니다. 특히 국제사회에 트럼프 당선인과 같이 '스트롱맨(strongman) 전성시대'가 도래하면서 진영 대결 국면에서 강력한 지도자에 대한 지지가 강해지는 측면도 있는데요. 실제 트럼프 당선인이 선거 과정에서 총격 직후 귀에서 피를 흘리면서도 일어나 지지자들을 향해 주먹을 치켜든 모습으로 강력한 지도자의 면모를 부각하며 지지층은 물론 보수층 전체를 결집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도 나옵니다.
 
결국 윤씨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을 앞두고 민심의 변화가 내란 정국의 최대 변수가 됐는데요. 국민의힘은 최근 지지율 상승에도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우리 당이 잘해서 그런 것은 아니다"라며 자세를 낮췄습니다. 이에 민주당 등 야당은 탄핵 민심을 끌어올리기 위해 전열을 재정비하며 여론전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민주당은 오는 14일부터 본격화되는 헌법재판소의 탄핵심리와 국정조사특위 가동, 내란특검법 수정안 의결 등이 탄핵 여론을 다시 키울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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