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승재 기자] 'K-조선'의 연간 전세계 선박 수주량이 6년 연속 중국에 밀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중국 조선업체들의 저가수주 공세로 가격 경쟁에서 크게 밀리고 있는 탓입니다. 이에 우리 조선사들은 고부가가치 선종인 친환경 선박 분야만큼은 중국보다 경쟁 우위를 높게 유지해 나아간다는 전략을 세웠습니다.
삼성중공업이 앞서 건조한 컨테이너선. (사진=삼성중공업)
14일 영국의 조선·해운 전문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세계 누적 선박 수주량은 6581만CGT(표준선 환산톤수·2412척)로 나타났습니다. 이 가운데 중국은 71%(4645만CGT·1711척)를 수주하며 전세계 1위를 차지했습니다. 반면 한국은 17%(1098만CGT·250척)를 기록해 2위로 기록됐습니다. 이로써 중국은 지난 2019년부터 작년까지 6년 연속 선두 자리를 지켰습니다.
중국이 세계 조선업 선두 자리를 오래 유지하고 있는 원인은 높은 가격 경쟁력 때문입니다. 낮은 인건비와 현지에서 조달되는 원자재 가격 인하 혜택을 기반으로 조선업이 크게 성장했습니다.
지난달 전세계 누적 선박 수주량에서도 한국은 저조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지난해 12월 전세계 누적 선박 수주량은 194만CGT(86척)로 나타났습니다. 이 가운데 중국이 86%(67척)를 수주한 반면, 한국은 4%(3척)를 차지했습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한국 조선사들은 현재 저가와 물량 공세를 앞세운 중국 국영 조선소들과의 힘겨운 경쟁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라고 어려움을 토로했습니다.
작년 우리 조선사들의 점유율이 크게 떨어진 데는, 대형 선박 경쟁에서 벗어나 수익성 높은 선종을 선별 수주한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미 3년치 이상의 수주잔량을 확보한 국내 조선업계는 선박 기술력을 앞세워 값 비싼 친환경 선박을 골라 수주하는 전략을 취한 것입니다. 이는 지난 2023년 국제해사기구(IMO)가 2050년까지 해양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며 탄소 규제를 강화한 이후, 전세계 선사들로부터 친환경 선박 수요가 높아진 데 따른 것입니다.
이에 우리 조선사들은 중국업체보다 높은 친환경선의 기술력을 통해 경쟁력을 유지한다는 방침입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IMO의 환경 규제가 지속 강화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 조선사들은 고부가가치 친환경 선박 분야에서 중국보다 경쟁 우위를 점하고 있다"며 "우리 조선사들은 작년 3분기 기준 전세계 누적 액화천연가스(LNG)운반선 수주량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했습니다.
한편, 작년 중국과 한국의 선박 수주잔량 격차도 커졌습니다. 작년 1월 기준 전세계 수주잔량은 1억3276만CGT(5130척)입니다. 여기서 중국은 50%(2887척), 한국은 29%(703척)로 각각 집계됐습니다. 수주 잔량은 점차 벌어져 같은해 12월 기준 1억5708만CGT(5708척) 중 중국 58%(3503척), 한국 24%(709척)로 나타났습니다.
이승재 기자 tmdwo328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오승훈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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